(엄마의 스무고개 feat. 정월대보름)
‘ 띠 띠 띠 띠, 띠띠띠띠~‘
현관 비밀 번호를 꼭 틀리는 엄마.
한 번씩 꼭 틀리는데 그게 루틴이 된 것도 같다.
며칠 전에는 전화로
”거기 버스가 가잖아~건너서 타면 되지~“
”????“
”거기서 말고 건너서 그렇지? 거기서 타면~“
”엄마 엄마? 누구랑 통화하고 있어????“
”거기서 타면 중랑 거기서 너네 집을 지나서
떡전교로 나오더라고”
“아아~~~어~”
“그러니까 갈 때는 반대편에서 타면 되지?”
“맞아 그렇지 그래 맞아 거기서 타면 돼 “
엄마랑 통화는 대부분이 이렇게 시작된다.
약간 스무고개를 하는 느낌이랄까?
조금이라도 답답함을 내비치면
오히려 더 큰 화를 내는 엄마.
엄마는 내 눈빛만 봐도 다 알아맞히는데
우주의 언어인 옹알이만 해도 다 알아들었는데
새로운 길 찾아가는 게 얼마나 걱정이 됐으면
다 떼고 그거부터 말을 했을까..
지금 나에게 새로운 곳을 가라고 하면
그때부터 얼마나 떨리는데
엄마라고 왜 안 그럴까
생각할수록 웃음이 나다가 밥을 먹으려는데
반찬의 정갈함을 보니 코 끝이 시큰해진다.
정월 대보름, 동지 꼭 무언가를 해 먹어야 되는 날을 단 한 번도 그냥 넘어간 일이 없는 엄마.
“지나는 흰밥 줘 찰밥 안 먹으니까”
찰밥을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
어려서부터 한 번도 억지로 먹으라고 하지 않고
하얀 밥을 꼭 새로 지어준
엄마를 닮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