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빛과 나>
부모님은 내가 어릴 적 강릉을 여행했다고 하는데, 그 말이 무색하게 어린 나의 기억은 남아 있지를 않고, 그래서 내 기억에 기대어봤을 때, 이번의 강릉은 나에게 처음인 걸로.(ㅎㅎ)
보고 싶었던 동해바다를 다시 만나게 되어서 반가웠다.
지난주는 내내 어둡고 흐렸는데, 휴가에 걸맞게 여행 내내 하늘이 참 아름다웠다.
좋은 것은 늘 우연히 온다.
우연히 와서 오래 남는다.
여행 내내 (내가 늘 그리워하는) 호치민의 하늘을 떠올리게 만든 멋진 하늘과,
숨 쉬면 가득 들어오는 맑은 공기, 눈이 맑아지는 듯한 소나무 숲.
난 걸핏하면 고개를 들고 지평선과 수평선을 찾아 헤맸다.
그것만으로도 나에게 만족감을 주었다. 충분했다.
여행이란 게 별게 있나, 제시간에 맛있는 것을 먹고, 한숨 크게 쉬어가며 고요를 마주하는 것.
이번 여행에서는 글 쓰는 일은 좀 쉬어줬다.
언제부턴가, 1일 1 글의 압박감에 나를 넣어두는 기분이라.
여행에서는 오로지 감각만 하기로, 정말 정말 글이 나오는 순간에만 남겨보기로.
결국 남겨진 메모가 하나 있다.
7월 22일 오후 6:47
고개를 들면 지평선이,
또 시선을 더 멀리로 가져다 두면
하늘과 바다가 닿는 수평선이.
눈 닿는 모든 곳들에 하늘과 바다와 산이 걸쳐있다는 것이
이토록 아름다운 것이었나 새삼 느끼게 해주는 여행이다.
이번 휴가는,
나를 더 알게 되었던 시간.
나는 동해바다를 좋아한다.
나는 물이 좋다.
물의 반짝임 얼마든지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있고,
물속에서의 자유로움이 좋다. 여행 중 상당 시간을 물에 잠겨있던 나는 물속에 잠겨 바라본 하늘과 공기를 못 잊겠다.
이 여행의 베스트 컷은 다 물속에서 바라보던 장면들.
나는 일출이 좋다. 여행의 설렘에 아침엔 눈이 더 잘 떠지는데, 새벽 5:59, 테라스에서 바라본 그 일출의 순간,
파도 소리, 물이 나에게로 막 밀려오는 듯한 울렁거림. 찰나의 빛과 색. 고요.
일몰보다 일출의 순간, 세상에 나만 있는 듯 .
그 조용한 새벽을 오로지 나만 소유한 듯
눈을 고정한 채 즐긴다.
좋아하는 게 명확하니, 매 순간을 더 확실하게 즐기고 진심으로 느끼며 바라본다.
바다가 가까운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것이 여독인가? 꿈처럼 지나간 며칠이 벌써부터 그립다.
(좋아하는 것들을 모아두고 한 컷)
(여름의 배롱나무.)
(강릉 신라 모노그램의 레지던스 수영장 참 좋았어요.
시야가 탁 트이고, 반짝반짝, 하늘, 숲이 시야에 가득 들어와요)
(그리고 강릉 간 김에, 테라로사 경포호수점)
여러분의 올해 여름휴가는 어디였나요?
어떤 순간이 가장 그리워질 것 같나요?
아직 남은 여름이 한창이나 남아있어요,
그리워질 여름의 순간순간들을 계속 품어보자고요.
가만히 느낄수록 더 오래 남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