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생긴 동네 빵집에서 산 콜드브류로 카페라테를 만들어 마셔 보았다. 쓰기만 하고 텁텁하고 풍미가 없다. 좋은 콜드브류와 고소한 우유라야 카페라테도 맛있다. 쿠팡에서 그럭저럭 마실 수 있는 것을 주문하려다가 게이샤를 사러 갔다. 파나마 게이샤 콜드브류를 쓰면 시럽을 넣지 않아도 충분히 맛있다. 깔끔하기 그지없고. 다른 경우는 아무래도 시럽을 조금은 쳐야 한다.
다행히 게이샤는 자리에 없었다. 콜드브류를 한 병 달라고 했다. 궁금한 것이 있었다. 이 콜드브류는 종이필터를 쓴 것일까? 한 내과의사에 따르면 원두커피에 카페스테롤이 무척 많이 들어 있다고 한다. 마시면 곧바로 콜레스테롤이 되어 고지혈증의 원인이 된다. 젊은 사람이라고 해도. 특히 젊은 여성이 그런 경우는 잠깐 아메리카노를 끊어보면 안다고 했다.
물어보았다. 그분은 잠깐만요. 하더니 전화를 걸었다. “언니 그분이 오셨어요.” 그게 끝이었다. 나에게는 이렇게 말했다. “잠깐만 앉아 계시면 알려드리겠습니다.” 조금 망설이다가 앉았다. 그 여자분은 게이샤를 한 잔 내려 주었다. 다시 “조금만 기다리세요.” 하고. 오랜만에 마셔본다. 향기롭고 깔끔하다. 두어 달 만에 마셔보는 것이다.
조금 있으니 다시 그 여자분이 왔다.
“죄송하지만 내일 다시 들러주시면 안 될까요. 파나마 게이샤 콜드브류가 작은 병밖에 없어서요. 이건 서비스로 드릴게요. 언니가 그러라고 하셨어요. 혹시 카페스테롤 때문이라면 걱정 않으셔도 된다고 하셨고요.”
내가 종이필터를 쓰느냐고 물어본 이유를 안다는 뜻이다. 잠깐 생각하다가 작은 병을 받아 들고 나왔다.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자.
집에 돌아와 커피와 우유를 일대 이 정도 섞고 백열여덟 번 젓는다는 게 백스물여덟 번을 저었다. 아무 생각 없이 젓다가. 아주 맛있었다. 망설이다가 아가베 시럽을 조금 넣고 다시 수십 번 맹렬하게 저었다. 가끔 단 게 좋을 때도 있는 거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