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의 유령 03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보는 관점필 01/02

by 강창래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보게 만드는 세 번째 유령, 관점필터를 소개하겠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세요. 뒤쪽에 조금 더 놀라게 될 겁니다. ^^

이 그림에서는 무엇이 보이나요? 어떤 사람은 젊은 여자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늙은 여자라고 합니다. 젊은 여자만 보았던 사람에게 늙은 여자의 모습을 짚어 주면 두 사람 모두 보입니다. 처음에는 젊은 여자로만 보였지만 ‘보기에 따라’ 늙은 여자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거꾸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그림은 우리가 세상을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보게 된다고 말합니다. 젊은 여자로 보든 늙은 여자로 보든 다 나름대로 옳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 그림을 개나 고양이를 그린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고 해서 얼토당토않은 어떤 것이 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추상적인 개념어로 바꾸면 이런 말이 됩니다. ‘객관성이란 주관성의 또 다른 이름이다.’ 우리의 의식에는 객관적(또는 순수한) 사실 같은 것은 없습니다. 내가 해석하고 믿는 것만이 존재할 따름이지요. 우리는 감각기관을 통해 입력된 ‘객관적 사실’은 ‘주관성이라는 필터’를 거친 다음에야 인식됩니다.


첫 번째 유령을 떠올려 보세요. 세상을 보는 우리 눈(시지각)부터 사실이 아 니라 해석을 봅니다. 아는 만큼, 아는 대로만 봅니다. 두 번째 유령을 떠올려 보세요. 보고 싶은 것만 봅니다. 세 번째 유령을 떠올려 보세요. 같은 것이라 해도 관점에 따라 다르게 봅니다.

여기에 더해서 이번에는 아주 놀라운 것을 하나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우리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볼 뿐 아니라 상황에 따라 같은 것을 아주 다른 것으로 봅니다.

폴더 그림을 보세요. 회색 폴더가 있습니다. 위쪽은 어두운 회색이고 아래쪽은 밝은 회색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에 다르게 보이는’ 우리 눈의 착각입니다. 이 두 색은 정확하게 같은 것이니까요.


위쪽과 아래쪽을 가로지르는 가느다란 검은 선을 가리고 나면 알 수 있습니다. 위아래가 정확하게 같은 색이라는 것을.


이 가운데 선이 아주 두꺼우면 아래위 색깔이 다시 같아 보입니다. 폴더 그림 B를 확인해 보시죠. 이 그림처럼 앞의 폴더 그림 A에서 손으로 가운데 검은 선 부분을 막아 보세요. 그것만으로도 꼭 같은 색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더 신기하게 느끼고 싶다면 윗부분을 조금 잘라서 아래에 가져다 대어 보세요(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으로도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그저 손가락으로 가운데를 가려도 금방 알 수 있어요). 여전히 진하고 연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위치를 바꿀 때마다 꼭 같은 색임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세 번째 유령에 대해서는 조금 더 길게 설명해야 하겠군요. 다음 회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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