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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현 Dec 02. 2021

장례식장에 챙겨갈 것

 우리가 줄 수 있는 위로의 크기

“엄마..”

“시현아 제발 좀. 엄마 그럴 시간 없다고.”


 친구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맞이해본 적이 없는 나는, 일 년 내내 사랑하는 사람의 부재를 견뎌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일 년 중 가장 슬픈 날이 생긴다는 것이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그 고통을 이해하려 나 자신을 가장 슬픈 감정까지 끌고 내려가지만 이내 그것은 감히 내가 상상할 수도 없는 깊이의 슬픔임을 깨닫는다.

 어떤 말로도 위로를 못해줄 거 같아서 전화기 너머로 친구와 같이 한바탕 눈물을 쏟아냈다. 눈이 퉁퉁 부은 채로 부랴부랴 검은색 옷을 찾았다. 그런 나를 멈춰 세우는 시현이의 부름에 화를 내고야 말았다.


 “엄마 이거..”

 나의 짜증 섞인 대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시현이는 꿋꿋하게 텐텐 한 개를 건넸다. 동생에게도 절대 안주는,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비타민 사탕이다.

 “엄마. 이거 엄마 친구 갖다 줘. 슬프지 말라고.”

  나를 못 가게 하려는 줄 알았는데, 따라간다고 떼쓰려는 줄 알았는데 자신의 위로까지 챙겨 보내주는 아이. 시현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보지도 않고 화를 낸 것이 부끄러웠다.


 시현아,

 이모가 고맙데. 그런데 슬프지 말라고 한건 잘 안된 거 같아. 이모가 시현이가 전해준 사탕을 받고 더 울더라고.. 펑펑 울더라고. 엄마 친구한테 필요했던 건 거창한 위로가 아니라 사탕 하나 정도의 달달함이었나 봐.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건 그거였나 봐.


 마음의 깊이가 딱 나이만큼 이라면, 그건 아마 바다의 가장 아래 수심부터일 거 같다. 6살 시현이의 마음이 어떤 어른의 것보다도 깊은 곳에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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