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1 = 2"
너무 당연한 소리다.
그렇다면 이건 어떤가?
"1 - 1 = 0" 혹은 "1 + (-1) = 0"
여전히 당연한 소리.
1에서 1을 빼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자, 그렇다면 이걸 진짜 '소리'에 대입하는 게 가능할까?
한번 '1 + 1 =2'를 소리로 표현해 보자.
먼저, 숫자의 크기를 '파형의 크기'로 생각해 보자.
여기서 '파형의 크기' = '파형의 위아래' = '소리의 크기' = '볼륨'이다.
영상에서 가끔 들을 수 있는 '삐-' 하는 소리. 여기 1 kHz의 사인 웨이브가 있다.
가장 기본적이라 여겨지고 많은 영상작업에서 싱크를 맞추기 위해 사용하는 소리인데, 위에 보이는 파형이 우리가 말하던 숫자 '1'이라고 생각해 보자.
사인 웨이브(사인파)는 수학 공부할 때 흔히 보이는 그래프와 비슷하게 생겼다.
영어 알파벳 'S'를 눕혀놓은 듯한 모습, 곡선이 주기적으로 중앙선의 위, 아래로 움직이는 걸 보여준다.
이 사진에서 움직이는 선은 우리에게 3차원의 진동이 어떤 식으로 나타나는지를 간략하게 보여주는데, 여기서 그 타이밍도 알 수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사인 웨이브(사인파) 같은 일정한 파형은 보통 자연에서 나온 게 아닌 컴퓨터에서 만들어진 소리이다.
Sine 1 = Sine 2 여기, 같은 오디오 파형을 하나 더 만들었다.
100% 똑같은, 샘플 단위로 동일한 오디오파일이 두 개 존재하는 이 상황.
저 두 파형을 아래에 하나로 합쳐보자.
Sine 1 + Sine 2 = Constructive / 여기서 'Constructive'는 'Sine 1/Sine 2'의 두 배다. 파형의 높이가 정확히 2 배가 된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두 개의 소리가 합쳐졌을 때 소리의 크기가 커지는걸 '보강 간섭'이라고 부른다.
수학으로 치면 '+'.
우리에게 굉장히 익숙한 현상이다.
술자리에서 여러 명의 목소리가 겹칠 때 시끄러워지는 것처럼, 많은 소리는 보통 합쳐져서 커지기 마련이다.
우리가 아까 합쳐본 두 소리는 완전히 동일한 위치에서 시작되었다.
위의 사진을 자세히 봤을 때 두 파형 모두 같은 점에서 위로 올라가고 같은 점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약간 어긋난 두소리. 자, 여기 아래에 있는 소리를 아주 조금 당겨봤다.
이제 한 파형이 올라갈 때 다른 파형은 내려가게 된다.
여기서 조금 더 당겨볼까?
'Sine 1'이 가장 높은 지점에 있을 때 'Sine 2'는 가장 낮은 지점에 있다. 마치 거울처럼 정확하게 반대가 된 두 소리.
이 둘을 아까처럼 합쳐보자.
Sine 1 + Sine 2 = Destructive / 자세히 보면 맨 앞 'Sine 2'가 없는 부분만 'Destructive'에 오디오가 들어있다. 그랬더니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내가 실수했나?' 하는 생각에 다시 합쳐봐도 여전히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방금 일어난 일은 수학으로 치면 '-'.
소리의 빼기다.
컴퓨터의 오디오 툴(DAW)에서 파형을 확인할 때 나오는 가운데 선, 그리고 위아래로 움직이는 또 다른 선(파형).
여기서 위, 그리고 아래가 동시에 만나면 겹치는 소리가 사라진다!
이렇게 반대되는 움직임(음압)을 가진 파동이 서로를 방해하는 현상을 '상쇄 간섭'이라고 부른다.
처음에 '1 - 1 = 0' 옆에 '1 + (-1) = 0'을 적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합쳤을 때 사라지기 때문에.
솔직히 이게 뭔 소리인가 싶을 수도 있다, 필자도 처음에는 그랬으니.
그럼 보다 쉽게, 컴퓨터에서 벗어나 익숙한 실제 소리로 얘기해 보자.
만약 두 개의 스피커가 서로 반대되는 소리를 낸다면? 소리는 진동이다.
방금 전에 '움직임(음압)'이라고 적은 이유도 여기에 있는데, 이 진동은 압력의 변화이기 때문이다.
진동은 전달되기 위해 매질이 필요한데, 보통 우리가 듣는 소리는 공기, 물 등이 매질로 역할을 한다.
아까 전의 컴퓨터 속 음압의 변화(소리가 합쳐지며 커지거나 사라진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가 한번 매질이 되어보는 건 어떨까?
가만히 서서 힘이 비슷한 사람 두 명에게 동시에 같은 힘으로 밀어달라고 부탁해 보자.
두 사람이 나를 같은 쪽으로 동시에 밀었을 때, 나는 한 사람의 두 배의 힘으로 밀릴 것이다 (+).
반대로 만약 두 사람의 미는 방향이 정반대라면, 나의 위치는 변하지 않을 것이고 이는 아까 말했던 '상쇄 간섭'과 비슷하다 (-).
이와 비슷하게 공기 중에서(스피커) 두 가지 반대되는 소리를 동시에 듣게 되면, 소리가 컴퓨터 안처럼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더라도 기존의 소리보다 훨씬 작게 들리게 된다.
여기서 극성이나 위상, 그에 따른 필터링 현상 같은 것도 다룰 생각이었으나 이를 설명하면 글의 길이가 5배는 길어질 것 같아 여기서 마무리하겠다.
이 글을 통해 정확한 이해는 어렵더라도 소리가 어떤 식으로 우리 주변을 돌아다니는지 짐작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사실 이 주제는 필자가 오디오 공부 속으로 뛰어들게 된 계기중 하나이다.
이걸 처음 접했을 당시, 신기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했고, 또 이걸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하고 싶어 했다.
몇 년이 지난 지금, 누군가 그때의 나처럼 이 글 속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었기를.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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