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방송 중에
택시 안에 지갑을 두고 내렸다며 방송을 해줄 수 없느냐는 전화가 왔다.
이런 전화, 오랜만이었다.
도로에 나가서 눈에 보이는 빈 택시를 잡아서 타고
카드 보다 현금으로 요금을 지불하던 시대에는
분실물을 찾는 전화가 정말 많이 왔었지만
카카오티 같은 이동서비스 플랫폼이 자리 잡으면서
이런 전화는 거의 사라졌는데 말이다.
아무튼 오랜만에 걸려온 분실물 전화는 오래전 기억을 하나 깨웠다.
그러니까,
아주 오래 전 어느 날 방송 중에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할아버지였는데, 거의 울면서 얘길 하셨다.
"내가 서울에 있는 병원을 다니는데
병원 갔다가 약타서 택시를 타고 내려왔거든요.
그런데 택시에 6개월치 약을 두고 내렸어요.
그 약 없으면 나는 죽습니더. 그 택시 좀 찾아주이소!"
듣는 나도 아뜩한데 본인은 오죽하셨을까.
어디서 어디까지 이용하셨는지, 하차 시간은 어떻게 되는지,
택시회사이름이라든지 기억 나는 건 없으신지 여쭤보니
기사분이 내려온 김에 울산에 사는 아들집에
들렸다 가야겠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했다.
일단 방송을 하고,
혹시나 해서 울산방송국에 전화해서 사정을 얘기하고 방송을 부탁드렸었다.
사실 못찾을 거라고 생각했다.
안타까워서 어떡하냐며 그 때 스텝들끼리 그런 얘기를 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다음날 전화가 왔다. 할아버지였다.
"약 찾았습니더. 진짜 고맙습니더!"
"오 다행이예요!"
아무리 좋아서 시작한 일이더라도
그것이 직업이 되고 생계가 되면 관성적으로 변한다.
'보람? 그게 뭐예요?'가 되는데
라디오를 하며 그래도 나름 뿌듯함을, 일하는 보람을 느낄 때가 있었다.
이 날의 기억도 그 소중한 구슬 중 하나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