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방송국ㄴ들

by 강작

연예기사에 잊을만 하면 등장하는 내용이 하나 있다.


‘방송 당일 잘렸어요!’


어디 연예인만 그렇고, 서울에 있는 방송국만 그럴까.

지방방송국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다.


방송이 트렌드에 민감한 특성상,

시청자(청취자)의 반응에 예민할 수 없는 특성상,

늘 참신한 인물과 아이템을 원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그러니 코너와 게스트가 바뀌는 것은 필수불가결한 일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실종되는 ‘예의’가 문제다,


애정을 가지고 코너를 준비하고

자신의 귀중한 시간을 투자했을 게스트에게

마치 ‘오늘 날씨가 별로네요’ 같은 한마디로

통보하는 사람들이 있다.

옆에서 듣는 내가 더 민망했던 적도 여러번이었다.

(오해는 하지 말자. 정중하게 마무리하는 사람들도 많다.)


아무튼 ‘방송국놈들’이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니다.






그런데, 내가 그 방송국놈,

아니 방송국ㄴ이라고 해야하나?

악역을 맡게 될 때가 있다.


이미 결정된 개편안을

새로오신 높은 분이 다 엎었던 적이 그랬다.


개편 이후에도 함께 할 게스트들에게

잘 부탁드린다고 인사까지 했고,

당장 다음주 월요일부터 개편이고,

미리 원고까지 받은 게스트가 있었는데 말이다.


모두 괜찮다고, 이해한다고 했지만

기분이 좋을리는 없을 것이다.

아마 속으로 이랬을지도 모른다.


'하여튼 방송국ㄴ들'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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