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는 보통 선수들이 축구경기 90분 동안 평균적으로 약 3분 정도 공을 소유한다고 말한다(중략) 그렇다면 여기서 얻어지는 가장 중요한 결론은 바로 이것이다. 공을 소유하지 않는 87분 간 무엇을 할 것인가? 바로 이것이야말로 훌륭한 선수를 결정짓는 기준이다” - 요한 크루이프(네덜란드 축구 국가대표)
축구경기를 보면 예전에는 누가 골을 넣었고, 결과가 어떻게 되었다라는 것에 집착했다. 스포츠가 결국은 승자위주로 결정이 나고, 승부이 세계이다 보니 응당 결과에 매달리는 건 나로서는 당연했다.
축구경기 용어 중에 “오프 더 볼” 이란 말이 있다. “온 더 볼”에 반대말로 선수가 공을 소유하고 있지 않을 때의 움직임을 총체적으로 뜻하는 말이다. 예를 들자면 수비수 들이 볼 수 없는 곳으로 이동하는 것, 공의 낙하지점 및 패스가 들어올 지점을 예상하는 것, 수비수들을 끌고 이동하는 것 등으로 공이 없는 상태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오프 더 볼 능력이 좋은 선수는 같이 뛰고 있는 선수들이 더 잘 안다. 그 선수와 같이 축구를 하면 끊임없이 공간창출을 하며 찬스를 만들고 적재적소에 미리 가 있어서 골을 넣기도 하니 당연히 그런 평가를 받는다.
우리 곁에도 ‘오프 더 볼’ 같은 사람들이 많다. 정작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사람은 아니지만 꼭 팀에 필요한 선수처럼 우리 곁에 묵묵히 지켜주고 있는 사람이 있다.아침에 도로를 청소하는 사람들, 늦은 밤 순찰을 도는 경비아저씨, 치안을 책임지는 경찰관, 안전을 지키는 소방관 등등 각자의 역할을 잘 해주는 이런 사람들이 어찌보면 우리 사회를 국가를 지켜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도 그런 존재가 되고 싶은 마음이 든다. 당장 유명해 지는 것이 행복하고 성공한 삶일까? 경찰공무원으로 사는 나는 아마 이 ‘오프 더 볼’에 더욱 능숙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이 든다. 누군가 보거나 보지 않더라도 묵묵히 내 소임을 다해야 한다. 나를 필요로 하는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주인공이 빛나는 것도 결국은 그 곁에 수많은 조연이 있기에 가능하다는 걸 잊지 말자. 그 영화에서 조연이더라도 내 인생에서는 주연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