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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09. 2024
통영에 멈추다
세상을 떠돌다 통영에 터를 잡다
인생의 어떤 순간 순간이든 그때에 꼭 필요한 공간이 있다
그곳은 말로 하지 않아도 딱히 이유가 없어도 그냥 내 발길을 이끈다.
뜨거운 열정과 낭만이 필요했을 때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머물렀고
본능에 충실하며
나를 좀 더 사랑하기 위해 쿠바에 머물렀고
슬픔과 공허함 속에
삶의 허무와 의미를 발견하고 싶었을 때 인도 바라나시에 머물렀고
고요함 속의 자유와 낯선 사람들의 따뜻한 미소가 그리웠을 때 치앙마이에 머물렀다.
야생의
광활한 들판과 있는 그대로의 원시 자연의 생명력을 느끼며 말라위, 케냐에 조금 오래 머물렀다.
그러다 때가 되었다.
이제는 돌아가야겠다 싶었다.
아늑하고 편안한 곳.
엄마 품처럼 안전하고 따뜻한 곳에서 쉬고 싶어 졌다.
헬조선이라고
경기가 바닥이라 먹고살기 어렵다고
아이 키우기는 더 어렵다고
아우성치는
한국으로 돌아왔고
그것도 인구 소멸 도시
일자리가 없는 텅 빈 도시라는
통영에 자리를 잡았다
내가 행복하게 살아본 수많았던 도시(부에노스아이레스, 치앙마이, 하바나, 바라나시, 수크레, 릴롱궤, 나이로비..)들처럼
그곳에 터를 잡고 사는 사람들에겐 지긋지긋하게
떠나고 싶은 나라, 희망이 없는 곳이
누군가에겐 인생 최고의 장소가 되기도 하니..
나는 이곳에서 나만이 발견할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을 누리며 살아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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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아르헨티나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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