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만들었던 버킷 리스트를 꺼내 보며
아르헨티나… 탱고 배우기, 춤추며 밤새 보기
콜롬비아... 스페인어 배우기, 콜롬비아 커피 실컷 마시기
케냐... 카페에서 아르바이트, 커피 공부하기, 커피농장에서 일해보기
인도... 레게머리, 히피 , 젬베 배우기, 봉사, NGO 활동
쿠바... 노천카페에서 춤추기, 체 게바라 따라가기, 레게음악 빠져보기
태국… 타이마사지 자격증 따기, 태국 과일 배 터지게 먹기, 태국어 배우기
캐리비안 해변 … 썬텐하며 책 읽기, 스쿠버다이빙 자격증 따기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 뛰어다니기
아프리카… 사막에서 일출, 일몰, 현지인 체험, 별 빛 아래 노숙하기, 빅토리아 폭포
이집트.. 사막여우 만나기, 나일강 럭셔리 크루즈 타기
터키… 카파도키아 외계인 놀이, 파묵칼레 온천하기 , 양 떼들과 뛰어보기
스페인… 가우디의 건축 작품 보기… 산티아고 길 걷기
컴퓨터를 뒤져 딱 10년 전, 33살의 내가 작성해두었던 버킷 리스트를 다시 찾아보았다.
세계여행을 마음에 품기 시작한 이후 거의 10년 간 교사 생활을 하면서 하나하나씩 쌓아갔었던 버킷리스트였다.
직장을 그만두고 1년 반 동안 세계여행을 하며 그때 버킷 리스트의 90%는 이루어냈다.
10년 전 버킷 리스트를 오랜만에 꺼내어 다시 하나하나씩 읽어보자니
내가 지독하게도 자유를 갈망했구나,
평범하게 사는 게 죽기보다 싫었구나,
내 안에 숨겨져 있는 뭔가를 절실하게도 꺼내보이고 싶었구나 싶어서 33살의 내가 문득 안쓰럽게 느껴진다.
그때의 버킷 리스트는 이제 나에게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내 사진첩에 꽂혔고,
무작정 자유를, 평범하지 않은 삶을 갈망하던 나는 지금은 너무나 평범하게 아내, 엄마, 며느리, 딸로 살아가고 있다.
사는 곳이 케냐라는 사실만 제외하면.
43살의 버킷 리스트를 적어보자고 마음을 먹고서도 몇 번을 썼다 지웠다.
한참 동안 단 한 줄도 쓰지 못했다.
분명 내가 쓰게 될 지금의 버킷리스트에는 지금의 내 상태가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을 텐데, 내 머릿속은 한동안 짙은 안개가 가득 낀 새벽녘의 숲 속처럼 흐릿하고 갑갑하기만 했다.
그러면서 조급해졌다.
내가 지금 간절하게 원하는 것도 없이 살고 있는 건가?
내가 원하는 게 너무 세속적이기만 한건 아닌가?
내가 왜 이렇게 재미없는 사람이 되어버렸지? 왜 이렇게 평범해져 버렸지?
한 달이 넘는 시간이 훌쩍 가벼렸고, 고민과 고민을 거듭하며 드디어 7년 안에 이루고 싶은 7가지 버킷 리스트를 만들었다.
1. 내 이야기를 담은 책을 쓰고 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기
2. 월 500만 원의 고정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경제 구조 만들기
3. 케냐 커피 산업의 발전을 돕고 사람을 키우는 커넥트 커피 타운 만들기
- 동아프리카 최고의 커피 컬리지, 커피 실험실, 로스팅 공장, 커피 체험 공간
3. 신규 교사들 앞에서 강의하기
5.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영어로 강연, 발표 하기
6. 국제개발 석사 따기
7. 스페인 가족 여행 - 산티아고 길 걷기(10년전 버킷리스트에서 못 이룬 한가지)
43살의 버킷 리스트가 33살의 버킷 리스트와는 뭔가 많이 다르긴 다르다.
내가 이렇게 변해가고 있구나.
이 리스트를 하나씩 읽어보면서 10년 후에 나는 지금의 나를 어떻게 돌아보게 될지 궁금해진다.
10년 후.
아.. 다 드디어 이뤘군 하며 미소 지을 53살의 나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