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수업. 자극적이다.
남자친구 한 명, 남자친구 두 명, 남자친구 세 명, 네 명. 남자친구 다섯 명. 남자 친구 여섯 명. (열 명까지 세야한다.) ….남자친구 열 명!
인디언 숫자 노래를 아시는지?
광둥어 수업 시간에 우리는 저 노래를 남자친구로 바꿔서 부른다. 이 발칙하고 웃긴 노래의 주최자가 누구인가. 두구두구두구. 광둥어 교수님이다.
교수님은 남자친구 얘기에 아주 활짝 웃으시며 다급하게 키보드를 두들겼다. 나는 불안하게 옆 사람과 눈을 마주치고 어색하게 웃다가 곧 폭소를 터뜨렸다.
푸핫.
스크린에 커다랗게 뜬 김수현 한국 남자 배우의 얼굴. 내게는 별그대, 해품달로 유명한 그 사람이 떡하니 있는 게 아닌가.
교수님은 방실방실 웃으시면서 “ngo ge naam pang yau” (jyutping 제대로 썼는지 모르겠다…이번 광둥어 시험 쉽지 않을 듯 하다…) (내 남자친구라는 뜻) 라고 외치셨다. 검색어도 정직하다. Korean “male” actors라고 친 구글창.
아무튼 교수님은 한류를 제대로 타신 것 같다. 옆 내 친구도 자기 친구가 호주에서 필릭스 (스트레이키즈 멤버)를 봤다고 해서 허허실실 웃으며 진짜 부럽다라고 대꾸했는데. 실제로 필릭스 뒷모습 사진을 보여주니까 내 눈이 왕방울만큼 커졌었다.
뭐야…. 왜 다 한류에 진심인데….
(물론 내가 제일 진심이다)
교수님은 청춘들의 연애 사업에 관심이 많으시다. 근데 “곧 너희 하이테이블 디너지?” 하고 물으시며 베시시 웃고 가르쳐주신 광둥어 말이 있다.
뭐였지. 까먹었다. 아무튼 작업 멘트였고 나는 바로 몸이 굳었다.
내 하이테이블 디너에서 남정네랑 이런 멜랑꼴리한 대화를 나눈 기억이 없는데요 교수님.
억울하다는 말이다.
그녀의 유쾌함을 기억하며 이만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