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에게 전하는 메시지

9일 차- 내가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by 이정숙


내가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네 가지다.

첫째, 공감이다. 내 글을 읽은 사람이 " 그래, 이 말이 맞아. 나도 이런 글 한번 써 볼까?" 하고 마음이 움직였으면 한다. 결국 남의 감정이나 생각이 내 안에서도 일어나는 경험 아닌가.

내 이야기를 읽고 '나도 이런 작가가 되고 싶다'라는 마음이 든다면 그 순간 이미 나는 누군가에게 작가로 존재하는 것이다. 글쓰기뿐만 아니라 음악회에서도 멜로디나 화음 한 줄이 마음을 때리듯 글도 사건, 사실, 설명, 경험, 감정, 같은 요소들 중 어는 한 부분이 독자의 마음에 와닿아야 한다. 집 한편에 장독이 가지런히 놓여있던 집에 시집와서 생활하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장독 사이에 시어머니가 늘 바람처럼 드나들던 모습이 있다. 장독대와 부엌, 수돗가 이 세 곳은 어머님의 생활 터이다. 거기서 늘 무언가를 만들고 다듬고 넣어 놓는다. 아주 오래전 장독대에 숨겨놓은 삶은 닭고기를 시누이들이 몰래 먹는 모습을 생각해 보면 아직도 웃음이 남아있다. 장독대는 사라지고 지금 우리 집 텃밭 한구석에 몇 개의 장독이 놓여있다. 어머니는 안 계시지만 장독대가 주는 추억 속에 살아있다. 이런 이야기들은 시절을 같이 보낸 사람들한테는 추억을 가져올 것이다.

내 글이 다른 사람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려면 좀 더 솔직한 글쓰기가 되어야 한다. 본 것, 경함 한 것, 느낀 것, 생각한 것을 장면처럼 생생하게 묘사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이런 부분은 글쓰기 수업이나 문장 수업에서 늘 강조하는 이야기이지만 배움은 끝이 없으니까 계속 다듬어가야 한다 한다.


둘째, 작은 실천 속에서 얻는 용기를 전하고 싶다. 작가의 출판기념회에 가서 축하해 주는 일, 사실 작은 실천이다. 지난 11월 2일에도 참석해 직접 이야기를 듣고 전체 분위기를 느꼈다. 이런 순간이 나한테 큰 동기부여가 된다. 오늘 있는 정원희 작가님의 출판기념회는 멀리서 마음으로 축하를 보내야 하지만. 그 마음 자체가 또 나를 움직이게 한다. 누군가 이 글을 읽고 " 아, 나도 한번 도전해 볼까?" 하고 마음을 내어 준다면, 그것 또한 내가 누군가에게 작은 용기를 건넨 순간일 것이다.


셋째,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게 하는 글을 쓰고 싶다. 돌아가신 친정엄마가 내게 했던 말 " 밥 먹어라, 뭐 먹을래, 이것 좀 먹어봐라." 이런 말들을 지금 아들에게 매일 하고 있다. 아들이 "엄마, 밥 먹어라 소리 한 번만 하세요." 외할머니가 하던 말을 엄마가 하고 있어요. 그거 글로 써보세요." 그 말이 내게 영감이 되었다. 이처럼 사소한 일에도 의미를 부여하면 글은 살아난다. 누군가 읽고 "그렇구나" 하고 느낀다면 그 글은 이미 가치가 생긴 것이다. 글쓰기에 의미를 부여했다고 생각한다.


넷째, 자연의 소리를 전하고 싶다. 내가 매일이라도 가고 싶은 곳을 꼽으라면 구절초 밭이다. 그곳에 들어서는 순간 공기가 먼저 달라진다. 아침햇살이 꽃잎 끝마다 얇게 걸려 은빛으로 흔들린다. 바람이 스치면 꽃들이 작은 파도처럼 움직인다. 가까이 보면 꽃잎은 종이처럼 얇아 햇빛이 스며드는 모습이 참 곱다. 오솔길을 걷다 보면 흙냄새가 올라오고, 풀냄새와 꽃 향이 바람에 섞여 은근한 위로를 보낸다. 아직도 구절초 꽃이 바래긴 하지만 나름의 색이 주는 느낌을 좋아한다. 가장 화려한 시절은 지났지만, 담백하게 멋을 내려놓은 지금의 모습은 오히려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나는 이 자연의 느낌을 그대로 전해주는 글을 쓰고 싶다.


나는 독자에게 네 가지를 분명하게, 흔들림 없이 건네고 싶다. 공감, 용기, 글쓰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힘, 그리고 자연이 주는 위로. 이 네 가지는 그저 하는 말이 아니다. 누군가의 마음 한쪽이 실제로 움직이기를 바라는, 내 글쓰기의 중심이자 앞으로 나아가는 방향이다.


내 글을 읽은 사람이 “이 말 맞다. 나도 한번 시작해 볼까?” “이 장면이 왜 이렇게 내 일처럼 느껴질까?” 이렇게 마음에 작은 떨림이라도 일으킨다면, 그 순간 나는 글을 쓴 이유를 충분히 얻은 것이다.


나는 앞으로도 이 네 가지를 더 정확하게, 더 따뜻하게, 더 깊게 전하고 싶다.

그것이 나의 의지이고, 나에게 글쓰기가 존재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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