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생각4

생일날 먹던 나물 반찬, 엄마를 부른다

by 이정숙

며칠 전, 내 생일날 아침 밥상에 오른 나물 반찬을 먹다가 문득 마음이 찡했다.

특별한 음식도, 화려한 상차림도 아니었다. 나물 반찬을 집는 순간 갑자기 엄마가 떠올랐다.


엄마는 식구가 모이는 날이면 늘 밥상을 정성으로 채우던 사람이었다. 손이 많이 가는 나물도 빠뜨리지 않았고 반찬 하나하나에 마음을 다했다.


특히 나물은 손이 많이 가는 반찬이었지만 수고를 말로 내색하지 않았다. 덕분에 밥상은 늘 풍성했다. 어릴 때부터 봐왔던 엄마의 밥상은 정성과 사랑으로 가득 차 있었다. 특히 결혼 이후에 친정에 한 번씩 갈 때는 더 지극 정성으로 반찬을 만들어 올려주었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친정에 가면 자연스럽게 엄마의 밥상을 기다렸다. 내가 차려도 되는데 그냥 기다렸다. 엄마는 정작 음식을 드시지 않고 우리가 먹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았다. 반찬이 모자라지 않은지, 국이 식지 않았는지 생선가시도 발라주면서 아무 말 없이 하나 더 챙겨주었다. 그때는 몰랐다. 엄마가 비워두었던 자리가 사실은 우리를 채우는 자리였다는 것을.


지금은 엄마가 없다. 하지만 나물 반찬 하나가 그날의 부엌과 분주히 움직이던 엄마의 모습이 보였다. 생일이라는 이유로 더 풍성해야 할 날에 오히려 그리움으로 찡했다. 엄마는 그렇게 여전히 밥상 위에서 나를 챙기고 있었다.


그리고 문득 알게 되었다. 이제는 내가 엄마의 나물 반찬을 만들어 아들 앞에 내어놓고 있다는 것을.


그 마음이 무엇인지 이제는 안다. 엄마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나를 지나 다음 밥상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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