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참았던 감정 하나
한 모임에서 봉사활동을 하러 갔다. 일찍 온 사람도 있고 늦게 온 사람도 있었다. 그 모임에 회장 격인 사람이 일찍 와서 봉사하는 사람에게는 친절하게 대하고 늦게 온 사람에게는 눈인사도 안 한다면 늦게 온 사람의 마음이 어떨까. 일을 마치고 회식자리에서도 몇 사람만 칭찬하고 그 나머지 사람에게는 쳐다도 보지 않는다면 그런 모임에 또 가고 싶을까.
모임에서 회장직에 있는 사람은 자리를 대표하는 얼굴이자 분위기를 여는 사람이다. 회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이름을 불러주며 눈을 맞추고 따뜻하게 "반갑습니다" 하고 인사하는 그 한마디가 그 모임을 사람 중심의 자리로 만드는 것이 아닐까. 형식적인 인사보다 진심이 담긴 친절과 환대가 있을 때 회원들은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런 모임은 오래가는 신뢰를 쌓게 된다.
최근에 그런 모임에서 상처받은 사람이 하소연을 하였다. 나도 그 사람의 입장에서 과거의 경험을 떠 올려보았다.
요즘은 정치인들이나 연예인, 일반인들도 출판기념회를 여는 사람들이 많다. 한 단체에서 출판기념회에 갔다. 회원들이 따로 갔는데 먼저 간 사람들이 기념회의 일을 도와주고 있었다. 행사를 마치고 회장에게 인사를 했더니 쌀쌀했다. 저녁 식사 자리에서 몇 사람은 입이 닳도록 칭찬을 했다. 나머지 사람은 좀 어색했다. 회식자리는 서열을 확인하는 자리가 아니라 함께 한 사람 모두가 같은 테이블 위에 놓이는 자리다. 같이 가서 그 행사를 빛내주었으니 모두가 수고한 일이었다. 모임은 누가 더 일찍 와서 무엇을 했는지를 따지는 자리가 아니다. 각자의 형편과 시간을 존중하며 함께 마음을 보태는 공동체여야 한다. 특히 회장이나 중심에 있는 사람이라면 그 수고를 치하하되, 참여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부담이나 위축이 생기기 않도록 더 따뜻하게 품어야 할 것이다.
회장의 자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회장의 자리는 누가 언제 왔는지를 가리는 자리가 아니다. 끝까지 사람을 살피는 자리여야 한다. 짧은 눈인사라도 " 고생 많으셨습니다" 한 마디라도 있었다면 그날의 기억은 전혀 달랐을 것이다. 아마 그 회장은 마음이 바쁘거나 여유가 없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인사를 받아주는 일은 선택이 아니라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런 경험으로 어떤 자리에서든 사람을 만나면 반갑게 인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람은 큰 칭찬보다도 한 번의 눈 맞춤, 한 마디의 "와 줘서 고맙습니다'에 머무를 마음을 찾는다.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사람과의 만남에 이어져야 한다. 모임이 잘 되려면 회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서로가 따뜻한 눈길을 주고받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 사람을 귀하게 여길 줄 아는 사람에게 귀한 사람이 모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