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생각 10

나를 바꾼 작은 선택

by 이정숙

눈꽃 삼겹살의 저녁

일주일 전, 저녁 모임이 있던 날이었다. 그날 우리는 눈꽃 삼겹살을 먹기로 했다. 반쯤 익혀서 나오는 삼겹살을 돌판 위에 살짝 더 구워, 구운 콩나물과 함께 먹는 방식이다. 굽기도 편하고 맛도 좋아 한 번 가본 사람들은 대부분 그 메뉴를 좋아한다. 편한 사람들끼리 모이면 대개 그렇듯, 그날도 양을 조금 넘겨 먹었다.

밥을 먹고 난 뒤에는 찻집에 들러 차도 마셨다. 기분은 좋았지만 몸은 점점 무거워졌다. 음식을 과하게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계단으로 한 번 올라가 볼까.’ 별다른 계획도 없이 1층 계단에 첫발을 내디뎠다. 우리는 9층에 산다. 일단 목표는 15층으로 잡았다. 배가 부르니 천천히 올라가기로 했다.

4층쯤 되자 숨이 차기 시작했다. 평소 운동량이 부족한 탓이다. 그래도 마음을 다잡고 계단을 올랐다. 15층에 도착한 뒤 다시 1층으로 내려왔고, 이 과정을 두 번 반복했다. 숨은 턱밑까지 차올랐다.


집에 들어와서도 한동안 앉을 수가 없었다. 서서 천천히 호흡을 했다. 들이마시고, 내쉬고. 그저 숨만 쉬고 있었다. 소화를 돕기 위해 보이차도 한 잔 마셨다. 요즘은 저녁을 과하게 먹으면 유난히 힘들다. ‘저녁은 조금만 먹어야지’ 생각하면서도 실천은 늘 쉽지 않다.

다음 날 아침, 다리가 아프고 온몸이 뻐근했다. 안 하던 운동을 갑자기 해서 그런 모양이었다. 몸을 더 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이후로 계단 오르내리기를 매일 조금씩 해보기로 했다.


며칠이 지났다. 하루에 두 번 정도는 계단을 오르내린다. 숨이 덜 차고 몸이 조금은 가벼워진 느낌이다. 눈에 띄는 변화는 아니지만, 분명 이전과는 다르다.


계단 운동의 발견, 계단 오르내리기의 장점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숨이 차는 만큼 심폐 지구력이 좋아지고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

허벅지, 엉덩이, 종아리 근육이 단단해진다.

칼로리 소모가 커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된다.

균형 감각을 기르고 낙상 예방에도 좋다.

체중을 지탱하는 운동이라 골밀도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나를 바꾼 선택

아파트 계단 오르내리기는 생활 속에서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운동이다. 날씨나 장소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선택하는 작은 습관이 생각보다 큰 변화를 만든다.

아직 큰 변화는 없다. 하지만 작은 계단 하나가 몸을 단단하게 하고 하루를 조금 가볍게 만들어 준다.

일상속에서 운동하는 습관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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