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 실패 : 새로 생긴 분식집에 대하여

연재실패4 / 미영

by 금붕어

카페에서 헛짓거리를 좀 하다가 돌아가려는데 떡볶이가 생각났다.

떡볶이란 늘 갑자기 떠올라 사람을 괴롭히는데, 그때는 시간이 늦어 문을 연 분식집이 없었다. 세상 만물은 원래 다 찾으면 없다던가.

포기하고 돌아가려는 순간, 아파트 앞 버스정류장 쪽에 새로 생긴 분식집이 떠올랐다.

다행히 그곳은 문이 열려 있었고, 그쯤에는 이미 떡볶이를 먹지 않으면 안 되는 몸이 돼 버려서 무작정 들어가 1인분을 포장해 달라 했다.


그런데 주인아주머니 왈.

“떨이라서 2인분 줄게요.”

얌전히 네, 했다. 그러자 또다시 주인아주머니 왈.

“어묵이 남아서, 그냥 싸 줄게요.”

이번에는 약간 놀란 얼굴로 네, 했다. 그런데 얼마 후 이어진 다음 말.

“아, 치즈도 남았는데 이것도 넣어 버릴게요.”

여기서부터 나는 약간 부담스러워져서 “아, 안 그러셔도 되는데…….” 했지만 작은 목소리였고, 그것은 곧 ‘알겠다’는 의미였다.

몇 분 뒤에 포장이 다 된 것 같아 계산을 하러 포스기 앞에 섰다. 아주머니는 꼭 포인트 번호를 물어보는 계산원처럼 무감정하게 말했다.

“이거 개업 기념 떡인데 남아서. 하나 가져가요.”

나는 이번에는 확실한 목소리로 “앗, 정말 괜찮아요.” 했으나 아주머니는 단호하게 “챙겨 가요.” 했다. 이제 나는 정말로 부담스러워져서 속으로 ‘아, 다음번에는 못 올지도…….’라며 내심 작별인사를 하고 있었다.

알겠지만, 소심한 사람에게는 서비스가 과한 곳보다 서비스가 아예 없는 곳이 더 낫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떡볶이를 계산하려 카드를 내민 그때, 아주머니가 이렇게 쐐기를 박았다.

“아, 우리가 아직 카드단말기를 들여놓지 않아서……. 다음번에 와서 계산하고 그건 그냥 가져가요.”

눈덩이처럼 불어난 서비스의 끝은 무려 ‘떡볶이 공짜’였다.

물론 나는 있는 힘을 다해 ATM기가 있는 편의점으로 뛰어가 현금을 뽑아 왔고, 아주머니는 마지막까지 ‘번거롭게 왜 뽑아 왔냐’며 웃었다.

내가 아주머니의 나이가 돼도 저렇게 선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든 건 나중 일이었고,

아무튼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떡볶이를 먹었다.


그런데 정말 슬펐던 건 떡볶이가 맛이 없었다.

대신 개업 떡이 맛있어서 어머니가 “이 떡 어디서 났냐?”고 물어볼 정도였는데, 나는 할 말이 없어 ‘주말에 떡볶이나 해 먹자’며 화제를 돌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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