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실패 18 / 미영
계약직으로 일하면서 주말마다 썼던 단권짜리 웹소설을 저번주에 이북으로 출간하게 됐다. 그런데 기업 취업에도 1차 서류, 2차 실무진 면접, 3차 임원진 면접이 있듯 출간이 됐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고 팔리지 않으면 오히려 더 화가 나는 법이다.
내 경우를 말하자면 나는 그래도 기대했던 것보단 꽤 괜찮은 성적이 나왔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해서 물론 잘 팔린 것은 아니었고, 원래 나가기로 했던 플랫폼이 직전에 바뀌는 바람에(더 수요가 적은 플랫폼으로 바뀌었다) 잘 안되겠구나, 하고 막연히 예상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전에 담당자분과 메신저를 하다가 '좀 망한 것 같다'고 내가 장난식으로 말했더니 담당자분께서 '죄송하다'며 사과를 하는 것이다. 출간 플랫폼이 바뀐 게 일방적인 통보에 가까웠기 때문인데, 진심으로 미안해하니 망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던 것도 정말 망했다고 생각하게 됐다.
사실 원래의 플랫폼으로 나갔어도 잘 안됐을 테지만 이렇게 되니 직전에 바꾼 출판사에 대한 원망만 늘고, 망했다고 확인사살시켜 주는 담당자분께도 괜한 심술이 났다.
그런데 여기서 정말 안타까운 것은 내가 담당자로 일해 봤기 때문에 플랫폼이 바뀐 것도 실은 위에서 하라는 대로 한 것뿐이란 사실을 잘 알아서 담당자분께 아니라고, 괜찮다고, 힘내시라고 되레 응원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어떤 리뷰를 봤더니 '담배이야기만 생각난다'는 평이 있었다.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이 건물 흡연실에서 담배를 나눠 피우면서 시시껄렁한 얘기를 나누는 대목이 내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리뷰러의 입장도 이해는 가나 A4 한 장 분량을 쓰는 데도 두세 시간이 걸리는 나로서는 모니터에 욕을 뱉을 수밖에 없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