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저씨 안 마주치기 실패

연재실패19 / 보라

by 금붕어

술을 먹고 집에 들어가는데 아파트 동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남자가 있었다.

나는 당장에 경비실로 가서 단지 내 흡연 단속을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아파트는 금연구역이 아니라고 했다. 본인도 매일 담배를 피운단다.

그래서 내가 금연구역이 아니라서 담배를 피우는 것이 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피우고 난 꽁초를 버리는 건 어긋나는 일 아니냐고, 방금 담배를 피운 저 남자가 담배를 피우고 꽁초를 바닥에 버렸는데 왜 단속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나를 그냥 술 취한 미친 사람 취급을 하는 게 아닌가.


그러나 나는 술 취한 미친 사람이 맞기 때문에 그냥 쉬익대며 들어갔다.


나는 개저씨들이 존나 싫다.

한국에서 공동생활을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 수많은 개저씨를 만나봤을 것이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담배를 피우는 아저씨, 사람이 내리기도 전에 엘리베이터 타는 아저씨. 밀폐된 공간에서 트름하는 아저씨. 음식점 문 열어두고 담배 피우는 아저씨 등 말하자면 수도 없이 많다.


내가 그 중에서도 가장 싫어하는 아저씨는 차 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새끼인데 백이면 백 담배를 창밖으로 버리기 때문이다. 본인 차로 가지고 들어가는 걸 본 적이 없다.

내년에 내가 회사를 그만두고 잉여 에너지가 생긴다면 보이는 족족 신고할 것이다.

지금은 온 에너지를 다 끌어모아 생활해도 등신 같은 짓만 하기 때문에 일단 보류.


그나저나 우리 아빠도 누군가에게는 개저씨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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