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실패시즌2_2화 / 미영
둘 중 어느 쪽이 더 쉬울까. 분명한 것은 글을 쉽게 쓰는 일과 쉬운 글을 쓰는 일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그리고 둘 다 매우 어렵다.
어느 한쪽에 손을 들어 줘야 한다면 그래도 나는 쉬운 글 쓰기가 더 어렵다고 본다. 왜냐하면 글을 쉽게 쓰면 어려운 글, 잘 이해되지 않는 글이 되기 십상이지만 쉬운 글을 쓰면 나만 잔뜩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위의 설명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겠다. 어려운 글을 쉽게 쓸 수 있다는 말은 결단코 아니다. 주제가 어려우면 당연히 글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별것도 아닌 주제를 가지고 단숨에 읽히지 않는 글을 쓰기란 오히려 쉽다.(여기서 별것도 아닌 주제란 실패나 성공 등이 된다.)
이쯤 되면 눈치챘겠지만 쉬운 글은 결국 누구에게나 잘 읽히는 글이다. 그렇다면 가장 어려운 것은? 어려운 주제를 가지고 쉬운 글을 쓰는 것이다.
그런데 어려운 주제를 가지고 어렵게 쓰는 일은 누구든 인정해 주는 반면 쉬운 주제를 가지고 어렵게 쓰는 일은 잘 인정받지 못한다. 글이 쉬우니 쉽게 썼을 거란 오해를 받는 것이다! 이게 참 억울하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쉽게 썼을 거란 오해를 받으면 그 글은 쉽게 읽혔다는 뜻이 되므로 성공한 게 된다.
그러니까 내가 별것도 아닌 주제로 이토록 이해하기 어렵게 이러쿵저러쿵해 댄 이유는 최근에 이런 오해를 받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반년을 고민하며 썼으나 읽는 데는 반나절도 안 걸리는, 세상 쉬워 보이는 글을 써낸 나는 진정 성공한 사람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