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닌 것에 대해 눈치 채기

연재실패시즌2_3화 / 보라

by 금붕어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에 정윤석 작가가 올랐다. 이번 전시에 선보인 작품이 ‘섹스돌’에 관한 것이라 이슈가 되고 있다. 작품설명을 보니 인간다움이란 무엇일까를 묻고 미래의 징후까지 드러낸다고 하는데 관람한 사람들의 평을 보니 그것만은 아니었나보다. ‘섹스돌’의 성기를 씻기는 사진, 손을 쑤셔 넣는 사진 등 한 눈에 보기에도 충격적이었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섹스돌’을 이용한 자극적인 사진과 영상으로 어떤 것을 말하려고 했는지 알 것도 같지만 그것이 예술이 되느냐, 아니냐,는 다른 문제고 그 작업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예술로써 인정했다는 것 또한 완전히 다른 문제다. 윤리성을 따지려는 것은 아니고, 구린 예술적 영감은 사라져야 마땅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찰스부코스키의 시와 쿠엔틴타란티노의 영화를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다. 작품에 저질러놓은 그들의 장난과 위트가 굉장하다는 생각은 변함없지만 지금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 이상의 가치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더럽고 추악한 작은 알맹이를 꽁꽁 숨긴 채 펼쳐놓은 미사여구들이 아무리 흥미롭고 대단하더라도 그건 예술을 흉내내는 포장이지 다른 것일 수 없다. 보는 사람들을 교묘하고 세심하게 속이다가 결국 본인도 속아 넘어가고 마는 굴레다. 이를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그저 예감할 뿐이다.


이 일로 국립현대미술관이나 남성 작가에 대해 실망했다는 마음이 조금도 들지 않았다는 게 나에게는 더 충격적이다. 국민신문고에 ‘섹스’라는 단어도 기재하지 못하는 나라에서 어째서 ‘섹스돌’은 이렇게 다양한 방법으로 버무려 소비될 수 있는가. 반성하지 않겠지만 반성하려는 시도는 해보면 좋을 것 같다. 본인의 작업이 예술도 아니면서 예술로 시도해봤던 것처럼.




그나저나......

난 참 행복한 놈이구나...예술이 뭔지는 몰라도 아닌 건 확실히 알고 있으니까.

화이팅!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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