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 따기 성공

연재실패시즌2_4화 / 미영

by 금붕어

나는 고향으로 내려와 거의 평생 쉬려는 작정으로 쉬고 있는 백수지만 그래도 어딘가 마음이 불편하여 운전면허라도 따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이라도 싼 데서 따 보겠다고 광주에서 나주까지 왕도로 두 시간쯤 버스를 타고 다니느라 매우 고생했다. 학원 주변에 먹을 것을 파는 곳이 없어 한 번 가면 한 끼는 무조건 굶어야 했고, 춥고 파리만 날아다니는 곳에서 선생님을 기다려야 했던 매우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필기시험 포함 도합 6일 만에 운전면허를 딴 성공담을 적어 보려 한다.


그곳에는 선생님이 남선생님, 여선생님 단 둘뿐이었는데 나는 남선생님께 장내기능부터 도로주행까지 모든 교육을 받았다. 남선생님은 키도 작고 얼굴도 작은, 아주 작은 사람이었지만 화를 낼 때만큼은 꽤 단호하고 앙칼졌다. 그래서 남선생님이 화를 내는 순간만큼은 "아이고." "네, 네!" 같은, 그 순간을 무마할 수 있는 리액션으로 머쓱하게 넘기고, 안전지대로 진입하면 다시 완전히 선생님을 없는 사람 취급해 버리기(너무 집중하느라)를 반복하면서 혼도 많이 나고 내 고집도 많이 부린 우당탕탕의 시간이었다.


어느 날엔가는 우연히 여선생님께 교육을 받기도 했는데 여선생님은 키도 크고 목소리도 큰, 대체로 큰 사람이었다. 그런데 여선생님은 화를 거의 잘 내지 않지만 평상시 말투가 엄격하여 운전 내내 묘하게 혼이 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칭찬할 때만큼은 분명하고 호탕해서 사람을 기세등등하게 만드는, 교육자를 조련하는 데 매우 능숙한 분이였다. 한 번뿐이었지만 여선생님께 받았던 교육이 참 기억에 남는다.


마지막으로 팁을 남기자면 '에라, 모르겠다' 같은, 근본은 없어도 자신감은 있는 태도가 다소 필요하다는 것, 도로주행에 나갈 때는 영상을 보며 계속 복습하면 좋고, 시험을 치르는 날만큼은 낮은 운동화를 신는 게 좋다.(브레이크와 엑셀을 부드럽게 밟을 수 있기 때문) 참고로 나는 굽이 높은 운동화만 있어 사이즈가 맞지도 않은 언니의 신발을 빌려 신었다가 종일 전족을 신는 청나라 사람이 된 듯한 기분을 맛봐야 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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