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실패시즌3_4화 / 보라
지난 금요일, 술을 진탕 마시고 토요일 내내 자는 바람에 저녁이 되어서야 정신을 차리고 일어났다. 잠을 푹 잔 덕분에 컨디션이 매우 좋아져서 미영을 불러 밤에 영화를 보았다. 본 영화는 김조광수 감독, 이홍내, 정휘 주연의〈메이드 인 루프탑〉.
“나도 쿨해질거야 이제!” 3년 동안 지지고 볶은 남자친구 ‘정민’에게 가.짜. 이별 통보를 한 지 30분 만에 한 개의 캐리어와 함께 집에서 쫓겨난 밀.당.실.패 취준생 ‘하늘’과 ‘마흔 전에 죽기’를 목표로 세운 채 오늘만 사는 자.유.영.혼. 힙스터 ‘봉식’. 썸 1일차, 연애 따윈 필요 없다고 다짐 또 다짐했건만 적극적으로 대시하는 썸남에게 자꾸만 눈이 가는데… 쿨하고 힙한 청춘들의 하이텐션 썸머 로맨스가 시작된다! (네이버 소개 인용) 라는 내용인데 그야말로 너무 후져서 보는 내내 너무 괴로웠다.
나야 내가 보자고 했으니 할 말 없지만 같이 온 미영은 영화가 끝나자마자 날 죽여버리고 싶었다고 했다. 그렇게 '마흔 전에 죽기'를 목표로 세운 봉식보다 일찍 죽을 뻔 했으나 우리는 24시간 카페에서 피자를 시켜놓고 영화의 구린 점에 대해 마구 쏟아내기 시작했다. 왓챠에서 사람들의 코멘트를 읽은 건 덤. 심지어는 영화보다 영화를 까는 게 더 재미있어져서 한참을 신이 나서 이야기를 했다.(특히 썸남역할의 캐스팅에 대해) 주인공의 전작들이 궁금해져서 필모그래피도 찾아보고, 그러다가 다른 등장인물들도 궁금해져서 '하늘'의 남자친구로 나온 배우 강정우와 '봉식'의 썸남 곽민규까지 죄다 찾아보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쯤되니 팬인지 안티인지 헷갈리겠지만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알 거다. 절대 팬이 될 수 없다는 것을......
한참을 수다를 떨고 나와서도 헤어지기 아쉬워서 광주천 주변을 돌고 돌다가 새벽 세 시가 넘어서야 각자 집으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