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실패시즌3_5화 / 미영
1. 이번 주 토요일에 보라와 <랑종>을 보러 가기로 했다. 태국의 유명한 영화감독과 곡성 제작진이 만나 역대급 공포영화를 만들었다는데 기대가 크다. 내가 얼마나 못 볼지에 대한 기대가.
그러니까 내가 얼마나 공포영화를 못 보냐면 일단 이름만 들어도 아는 작품들, 예를 들면 <링>이나 <착신아리>, <컨저링> 등과 같은 유명한 작품들은 아예 보지도 않았다. 2010년에 개봉했던 엄정화 주연의 <베스트셀러>라는 공포영화를 영화관에서 본 적이 있는데 별로 무섭지 않다는 이유로 그닥 성적이 좋지 않았던 이 영화도 내용의 60% 이상을 보지 못했다. 그런데 어떻게 <랑종>을 볼 거냐고? 다음의 얘기를 읽어 보자.
2. 드디어 머리가 어떻게 됐는지 3일 동안 7시간을 잤다. 결국은 불안에 못 이겨 공부를 시작했는데 우연한 계기로 직업상담사라는, 완전히 뜬금없는 자격증 공부를 하게 됐다. 그런데 관련 책에서 학자들의 주장을 쭉 보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직업은 그 사람이 태어나 지금까지 겪은 가정 환경, 개인적 경험, 그렇게 해서 쌓인 성격, 그리고 그 시대의 정책 등이 모두 쌓인 결과라는 것이다. 이 요인들이 계속해서 변화하기 때문에 개인의 직업도 바뀔 수밖에 없는 것이며, 만약 무직이라면 단순히 그 사람이 게을러서가 아니라 그것 또한 그 모든 것이 쌓인 결과라고…… 뭐, 무직자에 대한 설명은 없었지만 아무튼 그렇게 해석하기로 했다.
덧붙여 어느 학자 왈. 28~33세 사이의 인간은 20대에 겪은 직업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은 정착을 위해 새로운 직업 변화를 꿰한단다.(이 학자는 이 변화구가 45~50세 때 또 한 번 찾아온다고 했다.)
그럼 지금 내가 이러는 것도 모두 이해가 된다! 그런데 이 개 같은 스트레스가 40대 때 또 온다고?
3. 다시 말해 잠도 못 자면서 독서실을 다니는데 지금까지 쌓아온 내 경력과 경험들을 모두 때려치우고 새로운 공부를 하려고 하니 모든 게 말도 안 되고 기가 막혀서 <랑종>을 봐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얘기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