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은 갑자기 오지 않는다

서울 청년 무료 상담 지원 (오늘 마감)

by 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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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저는요. 제 머리통을 잘라.. 땅바닥에 내리치고 싶어요.”

그러면 속이 시원할 것 같았다.

수박통이 바닥에 내리쳐졌을 때

쩍 하고 두 갈래로 갈라지는 것처럼.

단단한 것이 바닥에 닿는 소리.

갈라지는 순간의 저항.

나는 그 장면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보았다.

머릿속의 상황은 그렇지만,

나는 아무런 탈 없이 잘 지내고 있었다.


1. 선생님의 얼굴이 느리게 일그러졌다.

나는 친구 두 명의 비상연락망을 적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겠다는 협약서를 썼다.

“상상이에요.”

나는 말했다.

“그냥.. 머릿속에서 반복되는 장면일 뿐이에요.”

잠시 멈추었다가 덧붙였다.

“저는 현실적인 사람이에요.”

그 말을 몇 번이고 되풀이했다.


2. 상담사는 한때 대기업 직장인이었다.

어느 날, 그의 상사가 스스로 생을 끊었다고.

그래서 직장을 그만두고 상담사가 되었다고 했다.

상담사가 회상한 상사도

지극히 현실적이고, 이성적이고, 무너지지 않을 사람이었다.

사건의 발단은 거대한 충격이 아니었다.

아주 작은 미세 플라스틱처럼 조금씩 쌓이던 것들이,

어느 날 갑자기 말기 암처럼 번져버린 것이라고 했다.


3. 그 이야기가 끝나고,

우리가 왜 이 공간에 마주 앉게 되었는지 조용히 직감했다.


4. 한국은 OECD 국가 중 연평균 61시간 더 일하고,

직장인의 69%가 번아웃을 경험한다.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국가이기도 하다.

10대부터 30대까지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고,

40대의 사망 원인 1위도 원래는 암이었다가,

최근에는 자살이 되었다.


5. 보통 우리는 ‘내 마음 정도면 괜찮다’고 스스로를 속인다.

시간이 없어 넘기고, 비용이 부담스러워서 넘긴다.

넘기다 보면, 사고가 난다.

나는 그 사고의 문턱에서 그 상담사를 만났다.

나는 그를 생명의 은인이라 부른다.


6. 서울에 거주하는 만 19~39세 청년이라면

별도의 조건 없이 정부에서

최대 6회까지 무상으로 상담을 지원해 준다.

신청하는 데 10분 정도 걸린다. ⏱️

나도 친구가 말해주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이고,

내 구원자도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7. 그 사업이 내일 종료된다기에
부랴부랴 쓴다.

우연히 이 문장을 읽고
여기까지 도착했다면

이미 무언가가 움직인 것이다.

내 마음을 진단하는 차원에서라도
가볍게 신청해보길 바란다.

<2026년 서울시 청년 마음건강 지원사업 2차 모집>
이라고 검색하면 된다.

4월 2일 5시까지다.

만약 놓치더라도
7월에 다시 모집을 하니,

이 내용을 알고만 있어도 좋다.


8. 당신도
생의 귀인을 만나게 되기를 바라며.



이 글이 당신의 마음에 공명했다면,

이와 닿아 있는 이야기들을 인스타그램에 기록해두고 있다.

https://www.instagram.com/bae_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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