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7080음악다방
"이제 모두 세월 따라 흔적도 없이 변해갔지만
덕수궁 돌담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다정히 걸어가는 연인들(음표)..... "
잔잔히 <광화문연가>가 울린다. ‘웬 음악!, 그것도 조용해야만 하는 도서관에서."
남산도서관 2층의 남산하늘뜰에서 9.7~9.8일 17-19시 운영하는 ‘7080음악다방’ 프로젝트다. 남산도서관에서 최상의 전망을 가진 이 장소에 머무는 것이 좋아 자주 방문한다. 오늘은 운이 좋았다. 도서관에서 무료 음료까지 제공해 목을 축이며, 귀로는 음악을 그리고 눈으로는 초록의 남산과 파란 하늘을 즐겼다.
남산도서관 2층은 디지털라운지, 남산하늘뜰, 남산1922, 미디어교육실, 문화누리실 5개 공간으로 조성되어 있다. 그중 남산하늘뜰은 남산타워가 조망되는 야외 테라스로 수국과 국화 등의 꽃 정원이다. 독서와 차를 마시며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정호승 시인의 [이중섭의 방] 내용 중 "한라산이 방 안에 저 혼자 앉아~ " 가 바로 연상될 만큼 남산타워가 남산도서관에 바짝 들어온 느낌이 든다. 그래서 좋다.
또다시 <너에게>란 노래가 남산하늘뜰을 메운다. “나의 하늘을 본 적이 있을까 ~(음표)” 그 울림이 남산타워까지 전달되어 온 남산의 나뭇잎이 살랑살랑 춤을 춘다. 남산의 나무도 50년 전에 들어본 노래라는 듯 뿌리가 들썩들썩 거린다.
책을 읽는 사람, 차를 마시는 사람, 소곤소곤 대화를 하는 사람 그리고 휴대폰으로 남산 하늘을 마구 찍어대는 사람들로 남산하늘뜰은 그렇게 7080음악다방이 되었다. 사람들은 남산하늘뜰에서 24년 9월의 일요일을 만끽한다. 내 기억은 어느 사이 7080 시대로 회귀하여 마음이 콩닥콩닥 한다. 남산타워 5분의 4 지점 높이에 구름 덩어리 몇 개가 자꾸 서쪽으로 간다.
*7080 노래모음
<광화문연가>는 이문세의 노래, <너에게>는 김광석의 노래이다. 그 외 <빗속의 여인>, <젊은 미소>, <나도야 간다>, <사노라면>, <나 어떡해>, <아침이슬>, <J에게>, <단발머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