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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아파커플 Jul 19. 2023

사랑을 잘하는 이가 모두를 이긴다

본격 배 아픈 사랑 장려 에세이

내가 정말 좋아하는 유투버가 있다. 채널명은 "드로우 앤드류."


그리고 그의 채널에서 요즘 밀고 있는 MZ세대 3인방 조합, '류딘스'가 있는데, 그들이 말하는 걸 보면 정말 가슴이 시원해진다. 그리고 나와 생각의 결이 비슷해서인지, 계속 맞장구를 치면서 보게 된달까.


('류딘스'는 이렇게 이루어져 있다:

99년생 스타트업 대표 김민준.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굉장히 어린 나이에 성공함.

96년생 MBC 공채 아나운서 정영한. 여행에 미치다 PD 출신이고 아나운서가 되기 전에도 유튜버로도 유명했음.

90년생 프리랜서 최동훈. 채널 주인장 드로우앤드류. 본명보다 예명이 더 유명하다.)


그런 그들이 최근 "MZ 세대의 연애"에 대한 주제의 영상을 올렸다. 이십 분간 셋이서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자유롭게 해 나가는 스타일의 영상인데, 마지막에 드로우앤드류가 이런 말을 했다.


"결국...
사랑을 잘하는 게 모두를 이기는 방법이야"

그리고 숙연해지는 분위기. 어떻게 보면 젊은 나이에 자신의 분야에서 각기 이른 성공을 이뤄내어 2030을 대표하는 3인방이 모였으나, 사랑이 제일 어려운 결론에 봉착하여 웃기면서 슬픈 상황.


그때에 나와 남자친구를 볼 때 나오던 사람들의 반응이 내 머릿속을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반응 1. 둘이 찍은 사진만 봐도 배 아파하던 회사 사람들.

얼마 전 회사에서 모든 임직원들이 회식하는 시간에 "Best 휴가샷"을 뽑는 이벤트가 있어서 나도 사진을 제출했다. 지난여름 해변에서 상의를 탈의한 남자친구가 나를 공주님 자세로 번쩍 들어 올리는 사진이었고, 그 누구보다 "핫한" 콘셉트의 이번 휴가 베스트샷 대회에 부합한다고 생각했다. 최다득표로 1등을 하리라는 기대감에 들떠있었다. 그런데 웬걸.. 사회자가 사진을 띄우자마자 하는 말, "저는 이 사진을 보자마자 너무 화가 났습니다." 예상치 못한 반응이어서 나는 너무 당황했고, 주변을 둘러봤으나 다들 비슷한 표정이었다. 나도 찐 당황을 했다.

결국 어찌어찌 내가 미리 영업해 둔 이들의 표를 받아 3등을 했지만, 1등과 2등은 군대 훈련소 및 야전체험과 관련된 사진을 제출한 이들이었다.

'그게 어떻게 여름휴가야.... 휴가 베스트샷이 아니라 누가 누가 제일 불쌍한 휴가를 보냈나 배틀하는 거잖아... 심지어 우리 사진 덕분에 그들의 불쌍해 보임이 대조적으로 더 빛났네....'라는 억울한 생각도 들었지만, 절대다수에게 '배아픔'과 '부러움'을 선사한 우리 커플이 이긴 거라고 스스로를 위로했었다.


반응 2. 남자친구의 친구들 모임에 나도 동행했는데, 우리를 보며 부러운 눈빛을 보내던 이들.

남자친구의 지인들이나 친구들의 모임에 내가 동행하면, 평소보다 둘이서 대화도 잘 안 하고 말을 아끼려고 노력한다. 왜냐하면 평소 둘만 있을 때 텐션을 누가 보게 된다면, 가족이라도 소스라쳐 뒷걸음질 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말을 잘 안 해도 우리 둘이 서로를 사랑하고 아끼고 존중하는 모습이 눈에 보이나 보다.

어떻게 비치는지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내가 느끼기엔 평소보다 별 말 안 하는 남자친구의 모습을 보고 그를 처음 본 이들의 평가는 '다정하다', '사랑꾼이다' 라니...

그리고 그 상황에서, 키도 크고 훤칠한 외모지만 여자친구가 없다는 점 하나로, 약간의 쓸쓸함과 부러움을 동시에 느끼는 남자친구의 지인의 모습도 잊히질 않는다.


위 사례에서 나온 이들의 마음을 표현하는 게 바로 앤드류의 문장이었다.

"Love wins."
"사랑이 이긴다."


'류딘스' 3인방은 현 MZ 세대의 연애에 대한 단상을 이렇게 정리했다.


정부의 실효성 있는 정책의 부재도 맞지만, 결국 연애와 결혼을 기피하는 모든 현상의 원인은 "사랑의 부재"라고. 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두 가지가 함께 가야 한다고.


자기 계발을 외치는 수많은 유투버들도, '어떻게 성공할지, 어떻게 빠르게 높이 올라갈지' 하는 방법만 외치지, '우리가 어떻게 사랑할지' 외치지 않는다고.

결국 자기계발해서 성공하고자 하는 이유도, 행복해지기 위해서이고 그 일을 내가 사랑하기 때문이 아니냐고. 그런데 사업이 우선순위라 사랑할 여유가 없다는 건 모순이라고.


또, '류딘스' 중에서 '유스(정영한)'는 어느 정도 경제적 여유가 생겼음에도, 연애가 힘든 이유에 대해서 아래와 같이 표현했는데 나도 크게 공감이 갔다.


"사회에서는 인정도 받고 괜찮은 내가, 연애라는 상황에 있어서 남자친구로서는 객관적으로 봐도 어딘가 하자가 있는 사람이라는 걸 마주하는 게 힘들다. 내 스스로 딱 맞는 사람, 좋은 사람이 못된다는 것에 대해 자괴감이 든다."


맞다, 연애는 각기 다른 삶을 수십 년간 영위해 오던 두 사람이 만나 서로의 다른 점을 발견하고, 실망하기도 하고, 나 스스로든 상대방이든 그 대상을 통제하지 못함에 괴로워하는 과정을 필수적으로 수반한다.

특히, 모든 게 자신의 계획대로 되어야 하고 플랜 B, C, D까지 생각해 놓으며 목표한 바의 성취를 향해 달려가는 성향의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받아들이기 힘든 일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거기서 '사업'이 우선순위라서, 또는 '일'이 우선순위라서 연애에 분배할 리소스가 부족하여 연애 자체를 포기하고 뒤로 밀어버리게 되면, 정말 아쉬운 일이 발생할 수 있다.

그건 바로, "아무것도 가진 게 없을 때, 서로의 성품과 지나온 길과 잠재성만을 보고 만난 둘이서 역경을 함께 딛고 일어나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에게서 빼앗는 결과를 낳게 된다는 거다.

'류딘스' 중 만 23세의 성공한 사업가인 김민준 씨도 나와 비슷하게 말을 했는데, 참... 이 사람은 셋 중 나이가 제일 어리지만 생각도 굉장히 성숙하고 앞서가 있다고 느꼈다.


어찌 되었든 내가 느낀 바는, 아래와 같다.

지금 남자친구와 격변의 20대를 함께 보냈고, 보낼 수 있어 다행이다. 변화의 물결이 거센 20대는 1년의 시간이 가지는 의미가 굉장히 크다. 6개월, 또는 3개월 마다도 큼지막한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이다.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만나 오면서, 내가 지나온 직업은 4개였고, 남자친구는 직업이 3번 바뀌었고 중간에 1번은 공부도 했다. (숫자로 정리하니 짧은 시간 안에 정말 많은 일이 일어난 것처럼 보이는데, 순차적인 게 아닌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일도 있다.)

 

결국 이를 통해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렇다.

아직 우리는 사회에서 말하는 성공이나 우리가 가진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중이다. 아직 완성 전이다. 그렇기에 짧은 시간 안에도 변하는 것들이 많다.


하지만, 나는 성공을 못할까, 목표한 바를 못 이루게 될까 하고 두렵지 않다.

남자친구라는 존재가, 또는 '연애'가 내 커리어의 성장이나 경제적 자유를 향한 목표에 걸림돌이라는 생각도 전혀 없다.


사실, 나도 처음엔 '연애'가 내 커리어나 사회적 성공에 '걸림돌'이라고 생각하며 연애를 의지적으로 피하던 시기가 있었다. 시작하더라도 금방 포기해버리곤 했었다. 연애에서 마주하는 나의 '하자 있는' 모습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런데, 내가 실망했던 나의 모습이 그를 만나서 좋은 방향으로 변화되었다. 성장했고 성숙해졌다.

'하자 있는' 나의 모습을 처음에 마주하는 건 너무나 고통스러운 작업이었으나, 포기하려는 나를 붙들어준 남자친구 덕에 그 시기를 넘길 수 있었다.


영화 '엘리멘탈'의 남자주인공, 워터가이가 생각난다. 불같이 감정변화가 무쌍하고 변덕이 심한 내 곁에, 스트레스받으면서까지 꿋꿋이 있어주던 워터가이인 그 덕분이다. 그래서 나는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새로운 차원으로 갈 수가 있었다.

출처: 비주얼다이브


연애를 통해 남자친구의 어제와 오늘의 모습을 너무나 잘 알게 되었다. 그의 어제와 오늘을 기반으로 그리는 내일의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


그래서, 오히려 나는 아직 안정되지 못한 이 시기가 즐겁다. 크게 거드름 안 피우고 열심히 살면 우리에게 오게 될 미래는 안정적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언젠가는 분명 안정이 우리를 찾아올 거라 믿기에,

지금 격동의 20대를 함께 보낼 수 있어 행복하다.


그리고, 그 변화무쌍한 20대라는 청춘의 무대(stage, 단계)에 있는 그의 시절을 함께 보내며, 누구보다 가장 가까이서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볼 수 있음에, 그리고 "함께 성장"할 수 있음이 너무나 감사하고, 영광이다.


그를 향한 나의 마음을 영어로도 전하고 싶다.

아무것도 없는 20대에 만났기에 할 수 있는 고백.


Dear my sweetheart, it’s an honor to see you in person in your 20's.
너의 20대를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사람이 나라서 영광이야.


이미 성장한 두 사람이 시간이 흘러 만나는 게 아니라, 같이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상황이 감사하다.


(내 안에 소용돌이치는 생각을 이렇게 글로 써놓고 나니, 나는 성장중독자인가라는 생각이 드는 건 기분 탓일까...)


여러분 사랑합시다.

믿음, 소망, 사랑 중 제일이 사랑이라고 하지 않나요.


우리 사랑합시다!


(+ 궁금해하실까 봐, 해당 토크 영상 링크를 첨부합니다: https://youtu.be/uidV6i7ZK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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