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가 큰 기업이 더 많은 경제적 성과를 창출한다는 오래된 믿음이 있었지만,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중소기업이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Birch(1979)의 연구 이후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었고, 중소기업 육성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증가하였다.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은 354만 개로 사업체수의 99.9%를 , 종사자수는 1,400만 명으로 87.9%를 차지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부가가치율은 26.43%('15)로 대기업의 22.09%에 비해서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 경제적 중요성 또한 높다고 할 수 있다. 대기업이 주도하는 경제성장의 한계, 즉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에 대한 의문 또한 지속 제기되면서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성장에 대한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 정책의 정당성과 정부 역할에 대해 연구한 중소기업연구원(2015)의 보고서에 의하면, 중소기업 정책이 지향해야 할 6가지 정책가치로 공정성․형평성․효율성․혁신성․다양성․지속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공정성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불공정한 거래 관행을 제거하여 공정한 경쟁 환경을 구축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형평성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 경제적 자원의 분배 문제이다. 효율성은 시장실패로 인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자원분배가 일어나지 못하는 과소투자를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자원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R&D를 지원하는 것이다. 혁신성은 경제성장을 구동하는 혁신이 지속 창출되기 위한 기업가정신의 구현과 임계 규모 이상의 R&D 투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양성과 지속가능성은 생태계 내의 다양한 개체의 상호의존과 협력을 통해 창의성과 혁신, 창업이 촉진되고, 생태계 내 개체 간 공생과 안정을 통한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관점이다.
해외의 중소기업 관련 연구를 보면, 새로운 창업기업이 고용창출에 유리하고,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성장 속도가 빠르고 인력 재배치가 더 많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Fritsch, 1997; Johansson, 2005; Burgess et al., 2000). 그러기에 소규모 기업이 점차 규모가 커지면서 짧은 시간 내에 규모가 큰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은 경제성장을 위해 매우 중요하며, 이러한 기업을 성장시키는 국가의 역량이 기업 발전의 핵심이라고 주장한 연구자도 있다(Storey and Greene, 2010).
우리나라는 정부의 강력한 산업정책 하에 제조업을 중심으로 대기업이 주도하는 경제성장을 이뤄온 성공적인 산업국가이지만, 대기업 중심의 경제체제와 대-중소기업의 불공정한 거래 등 나름의 문제가 노정되었다. 또한, 규모와 관계없이 급격한 매출 성장이나 일자리 창출 면에서 우수한 중소기업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증대되었고, 과거 중소기업에 대한 육성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 이후 80~90년대부터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적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중소기업은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고, 대기업의 많은 협력사들이 중소기업으로 구성되어 있어 산업이나 기술정책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특유의 유연함과 새로운 시장가치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매출 성장이나 일자리 창출 역량이 뛰어난 구조적 특성을 가지고 있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에서 이를 육성시키는데 많은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 지원의 필요성은 누구나 인정하지만 아직까지 그 효과적인 방법론에 대해서는 명쾌한 해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중소기업 지원을 무조건 많이 하는 것보다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특히 최근 '혁신성장'이라는 경제정책 기조에 맞춰 경제성장률 저하와 장기침체에 대한 우려, 4차 산업혁명의 파고를 넘을 수 있는 해법이 필요해 보인다.
<참고문헌>
- 중소기업연구원(2013) 중소기업 지원 정책의 정당성과 정부 역할 연구
- Birch(1979), The job generation process, MIT program on neighborhood and regional change. Cambridge, MA: MIT Press
- Burgess et al.(2000) Job flows, worker flows, and churning. Journal of Labor Economics
- Fritsch(1997), New firms and regional employment change. Small Business Economics
- Johansson(2005) The turnover of firms and industry growth. Small Business Economics
- Storey and Greene(2010), Small business and entrepreneurship. London:Pearson Boo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