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김현창 Jan 24. 2019

규제개선의 새로운 대안, ICT규제샌드박스 제도


  한국경제연구원(2017)에 따르면, 한국의 규제 자유도는 7.15점으로 전체 159국 중 75위, OECD 27개국 중 23위로 나타났고, 각 부문별 자유도는 금융규제 자유도 50위(OECD 15위), 노동규제 자유도 142위(OECD 26위), 기업규제 자유도 31위(OECD 15위)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에서 기업규제 자유도는 GDP에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만약 한국의 기업규제 자유도가 산업구조가 비슷한 독일 수준으로 개선(15위→9위)되면, GDP가 1.7% 높아지고 약 22.1만 개의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기업규제로 인한 국내 기업의 해외이전 또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었는데, 해외 이전 국내 기업의 해외 인력은 30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2013년 이후 국내로 유턴한 기업은 42개에 불과하며, 2016∼2017년 기간 중 국내 제조업 해외 직접투자 증가율은 6.6%인데 비해 국내 투자 증가율은 3.3%에 불과한 수준이다. 




  최근 창업기업과 관련된 규제는 주로 신산업․신기술 규제 문제로 귀결되고 있는데, 최근 1년간 투자 상위 글로벌 100대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우리나라에서 사업이 가능한지를 검토한 연구에 따르면(경기연구원, 2017), 100대 혁신기업 중 13개 기업은 우리나라에서 사업이 불가하고, 44개 기업은 조건부로 가능하며, 나머지 43개 기업만 사업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Uber(미국), Lyft(미국), Didi Chuxing(중국) 등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의거하여 사업이 불가능하고, Airbnb(미국)은 ‘공중위생관리법’, We Doctor(중국)는 ‘의료법(원격의료금지)’ 등으로 불가하다. 또한 구글의 프로젝트 중 생명공학은 ‘생명윤리법’, 원격의료는 ‘의료법’, 드론택배는 ‘항공안전법’ 등에 저촉되어 우리나라에서 사업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신산업․신기술 규제로 인해 4차 산업혁명 관련 새로운 비즈니스가 개발된 이후 제대로 시장에 출시되지 못하는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정부가 올해부터 ‘ICT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적극 시행하고 있다. 모래놀이터라는 의미의 샌드박스는 일정 기간 동안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여 출시하고자 하는 기업에 대해 기존 규제를 면제 또는 유예하는 제도이다. 


  제도의 대상은 새로운 ICT 융합서비스를 개발하여 시장에 출시하고자 하는 기업이며, ① 신속처리 제도, ② 실증규제특례, ③ 임시허가 제도 등의 3가지 트랙을 선택하여 신청할 수 있다. ‘신속처리 제도’는 해당 서비스의 허가가 필요한 것인지, 관련 규제가 있는지의 판단이 모호한 경우, 이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통해 신속하게 확인받는 제도이다. 신청한 기업은 30일 이내에 관계부처 검토를 통해 결과를 회신받을 수 있다고 한다. 


  ‘실증규제특례’는 해당 서비스와 관련된 법령이 없거나, 적용하기에 부적합하거나, 금지․불허된 경우에 신청하는 제도로서, 해당 서비스가 국민의 건강 및 안전과 관련된 ‘안전성’에 문제가 될 수 있는 경우, 안전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제한적으로 서비스의 테스트를 할 수 있는 제도이다. 적용 기간은 2년 이내이며 1회 연장으로 최대 4년까지 가능하다. 


  ‘임시허가 제도’는 해당 서비스와 관련된 법령이 없거나, 적용하기에 부적합한 경우에 신청하는 것으로 시장 출시를 전제로 임시허가를 부여받아 2년 동안 가능하고, 1회 연장하여 최대 4년까지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제도이다. 


  실증규제특례와 임시허가 제도의 가장 큰 차이점은 ‘안전성’이 담보되는지 여부이다.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는 경우 실증규제특례 제도를 신청해야 하고, 이용자 보호와 규제특례에 따른 위험에 대한 대응방안을 수립하는 등의 제한적인 조건에서 테스트를 할 수 있다. 물론 해당 서비스가 관련 법령이나 제도에서 금지․불허되는 경우는 당연히 실증규제 특례 제도를 이용해야 하며,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과 해소 방안을 포함해서 신청해야 한다. 실증규제특례를 신청한 경우, 기술․서비스의 이용자 보호방안이 매우 중요한 서류이며, 임시허가 제도는 안전성이 검증된 결과를 필수로 제출해야 한다. 


  가령, 의료법 상에서 금지․불허되는 ICT 융합서비스는 실증규제특례를 통해 안전성이 담보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하여 제한적인 조건에서 테스트할 수 있도록 신청할 수 있다. 


  기업이 신청한 후 처리되는 절차는 관계부처 협의 및 검토를 거쳐 심의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되는데, 가령 이해관계자와의 충돌 및 갈등이 예상되는 서비스라 할지라도 심의위원회에서 해당 서비스의 사회경제적 편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승인할 경우 실증특례 제도를 통한 테스트나, 임시허가 제도를 통한 시장 출시가 가능할 수도 있다. 




  규제샌드박스 제도는 신기술․신산업 창출을 보다 원활히 함으로써, 정부의 ‘혁신성장’ 기조에 맞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육성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모든 제도가 그러하듯이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운영의 적정성과 효율성, 효과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당초의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 규제샌드박스 제도는 산업부와 과기부가 별도로 운영하기 때문에 부처 간 원활한 협력과 협업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공무원의 적극적인 규제개선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관계부처 검토 단계에서 ‘안전성’을 저해하는 등의 문제가 아니면 가급적 허용하고 추후 법령과 제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긍정적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실증규제특례나 임시허가 제도의 승인은 신기술․서비스 심의위원회가 최종 결정하는데, 이해관계자의 갈등이 예상되는 건에 대해서는 다소 소극적으로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진다. 물론 첨예한 이해관계자 간 갈등은 사회적 비용을 야기하므로 최소화해야 하겠지만, 자칫 사회적 비용만 고려하고 서비스를 통한 국민의 편익이나 산업적 가치를 간과하거나, 과소평가하면 안 될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정부는 지속적으로 ICT 융합서비스에 대한 사회경제적 편익을 분석하여 이러한 데이터와 근거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관련 당사자를 설득하는 노력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 한국경제연구원(2017), 「기업규제 자유도가 경제에 미치는 효과 분석」

- 경기연구원(2017), 「4차 산업혁명 성공열쇠, 규제혁신」

작가의 이전글 중소기업 지원, 왜 필요한가?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

브런치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