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의 전령사
점심 먹고 커피 한잔은 국룰
어디를 갈까 기웃거리며 접어든 골목길
입구에 커다란 수국 화분 하나를 놓아둔 카페
피식... 이 집 사장 마케팅 잘하네.
진동벨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물끄러미 수국을 쳐다본다
새침데기
저토록 크고 탐스러운 꽃을 피워놓고
향기는 전혀 내지 않는다.
나비도 벌도 가까이 오지 말라고.
변덕쟁이
하얀색, 분홍색, 보라색, 청색
수국의 꽃색은 정해진 게 아니라고 한다.
토질에 따라 색깔이 바뀐다고.
츤데레인가?
그렇다고 미워할 수가 없다.
까탈스럽게 손길을 원하지도 않고
물만 주면 잘 큰다.
왠지 다가가기 힘든,
마치 셀럽 같은 느낌도 없다.
항상 곁에 있어주는 친구 같은 이미지.
드르르륵
진동벨이 울린다.
그렇게 수국과의 짧은 눈싸움은 끝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