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사람들이 하는 말은 달지 않다
사람들이 하는 말은 달지 않다.
쓴맛, 짠맛, 신맛, 떫은맛, 탄맛, 매운맛
하루를 시작하는 내 마음 따라
그 맛이 각양각색이다.
가까운 이의 꿀 같은 말에
단 맛의 모래가 담겨 있기도 하고
지인의
맵고 아리고 떫은 부추 같은 말에
쓴 맛의 흙이 들어 있을 수도 있다.
그 말들이 마음에
모래가, 흙이 되어 쌓이면 퍼내야 한다
그것이 진흙이 되어
나를 가라앉게 만들기 전에 덜어내줘야 한다.
필사적 사랑법으로
누군가가 차려주는 뜨끈한 밥상으로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마시는 홍차와 마카롱으로
혼자만의 공간에서 해 보고 싶은 것을 하는 것으로
누군가와 지칠 때까지 떠들어 대는 수다로
위로가 되는 문장이 있는 책이나 시집으로
빨간 노트에 써대는 욕으로
나무늘보처럼 늘어져 자는 잠으로
주酒님과 어울리는 안주를 먹고 마시는 것으로
와그작 소리가 나는 과자를 씹는 것으로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걷는 것으로
옆에 있는 것만으로 힘이 되는 사람으로
세상 소음에서 벗어나 편안함을 느끼는 곳으로
무엇이든 나만의 방법을 찾아
모래를 덜어내고 흙을 퍼내야 한다.
그 도구를 찾고
사용하는 데 있어서도 신중해야 한다
고르고 골라 찾아낸 것이 숟가락이나 삽이 아니라
젓가락이나 포크가 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죽어라 퍼 냈는데
그것이 다시 내 마음에 쟁여져 있지 않도록
잘 퍼내고 덜어낼 수 있는 것으로
준비해서 사용해야 한다.
바람으로 오는 말에 담긴
먼지는 남겨 둬도 되지만
그것도 모래나 흙이 되지 않게 살펴야 한다
가라앉지 않게 내가 나를
들여다보며 아껴주어야 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하는 말이 달지 않다.
단, 마음에 있는 모래와 흙으로 들꽃을 피우고
나무를 심어 열매를 맺게 하는 인내심이 있는 사람은 제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