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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다림 May 01. 2024

숫자와 서열

주말에 대전으로 나들이를 다녀왔다.

처음 세운 계획이 틀어져

급하게 찾아보고 가게 된

<천연기념물센터>


우연히 들리게 되었으나

꽤 유익하고 재미있게 보냈다.

특히, 박제된 천연기념물 동물들이 인상 깊었다.

몇몇은 손으로 만져볼 수도 있었다.


관람을 하다가 <문화재 지정번호제도 개선>에 대한 안내문을 읽게 되었다.



문화재, 번호보다 가치로 기억해 주세요
 새겨야 할 것은 번호가 아닌 문화재의 가치입니다.


문화재에는 '국보 제1호 숭례문'과 같이

'몇 호'라는 번호가 붙는다.

사람들은 숫자가 있으면

1번이 가장 좋은 것이라는 전제로

서열을 매긴다.


문화재 지정번호가 문화재 가치를 서열화하는 사회적 인식을 해소하고, 문화재의 보호가치를 확대하기 위해 문화재 지정번호제도를 개선합니다.


다 소중하고 귀한 우리나라의 문화재이지만

'국보 59호'보다는 '국보 1호'가 왠지 더 귀중한 것 같다고 느껴지는 건 숫자 때문일 것이다.


숫자는 무엇이든 서열화하는 힘을 갖고 있다.


지난주 중간시험을 끝내고

학생들에게 점수를 알려주었다.

중간점수를 알고 싶다고

요청하는 학생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점수를 알려주면 자기들끼리 비교하게 되고

그 숫자로 서열을 매기게 될 텐데...


숫자와 서열의 관계에 대해 느낀 터라

점수 공개가 고민이 되었다.


점수는 숫자일 

나는 너희의 모든 과정과 노력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고 꼭 말해야지 생각하며 아이들의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노력, 과정'

이런 단어는 서열과 어울리지 않는다.

선생인 나는 학생들이 노력하는 매 순간을 귀하게 여기겠다 다짐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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