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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다림 Aug 30. 2024

가지튀김

시어머니께서 잔뜩 챙겨주신 가지

진심으로 감사하지만

버리지 않고 다 먹어야 한다는

숙제를 받은 것 같다.


가지를 찌고 무쳐 가지나물을 해 먹었다.

그래도 남은 가지를 보며

가지 튀김, 가지밥을 떠올렸다.


일단 오늘은 가지 튀김!

튀김옷을 입혀 기름에 튀기면 되겠지만

더 맛있고 새로운 방법이 없나 싶어

요리 블로그를 탐색했다.

오호! 튀김옷을 라이스페이퍼로 대신하다니!


마침 집에는 라이스페이퍼가 있었다.

뜨거운 물에 라이스페이퍼를 녹여

잘라놓은 가지를 꼼꼼하게 감쌌다.

기름을 두르고 튀기기 돌입!

이건 내 팔 좀  뜨거우면 금방 하는 거라

자신 있게 가지를 입수시켰다.


그. 런. 데.

튀김옷이 라이스페이퍼라

여러 개를 넣었더니 자기들끼리 들러붙어

떨어질 생각을 안 하는 게 아닌가!

젓가락으로 떼놓으려고 하면 튀김옷이 벗겨지거나 다른 쪽 가지에 붙어버려 대략 난감이었다.

그래서 한 번에 넣어 튀기지 못하고

한 번에 개씩만

서로 붙지 않게 배열해 가며 튀겼다.


문득

내가 참고한 블로그에서는

이런 상황을 알려주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리 블로그나 쇼츠 등을 보면

쉽게 뚝딱 완성되는 것 같지만

내가 해보면 그렇지 않다.

몇 번의 시도와 실패 끝에 만들어진 글과 영상은

나 같은 미성숙한 주부에겐 늘 변수를 준다.

라이스페이퍼 가지 튀김은

맛있었고 보기도 좋았다.

하지만, 튀김반죽으로 만드는 것보다 어려웠다.



누군가에겐 쉬운 일이
나에겐 어려울 수 있다.

기준은 늘 상대적이다.

그러니 남의 기준에서 나를 평가하지 말자!

나는 '내'가 기준이다.


거참. 가지튀김 한 번에 너무 거창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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