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덥고 길었던 올여름
아들의 방학이 시작되자
남편은 아들에게 <해리포터>를 추천했다.
그렇게 시작된 독서는 어제 끝을 맺었다.
남편은 예전부터 해리포터 세계관을 꿰뚫고 있었고, 나에게 몇 번이나 권유했지만
왠지 읽기가 싫었었다.
방대한 양이 문제였던 걸까?
남편이 권유했기 때문일까?
남편의 추천을 그렇게 거부하던 나는
아들의 독서가 시작되자
자의적으로 함께 책을 읽었다.
4개월 동안 전체 시리즈를 완독 한 후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특히, 아들은 완독 해낸 자신을
뿌듯하게 여기고 기특해할 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독서의 즐거움도 느낀 듯했다.
한 시리즈가 끝나면 영화를 보면서 책과 비교해 보는 것도 꽤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이번 주말 마지막 영화를 볼 기대에
팝콘을 미리 사두었다.)
쇼츠가 여가시간을 채워주는 요즘
책을 읽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독서는 집중력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인간 고유의 영역인 '사고'를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독서의 힘은
시간이 지날수록 강조되는 것 같다.
한강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책이 많이 팔린다는 뉴스에
누군가는 잠깐 들끓는 것이라 비난하기도 하고
SNS에 인증샷만 올리고 읽지는 않는다고 비난하기도 한다.
하지만,
책을 산다는 것은
책과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책을 얼마나 읽느냐도 중요하지만
책과 나의 거리가 가까워지는 것부터가
시작이 아닐까?
쇼츠가 주는 도파민의 즐거움을
독서라는 느림의 즐거움으로 채우는 첫걸음이 우리 아들에겐 <해리포터>였다.
완독의 과정과 결과가
아들에게 큰 경험이 되었길!
(그 길을 안내해 준 남편에게도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