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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용돈

by 기다림

학교에서 해외연수를 개최해서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을 다녀오게 되었다.

오랜만의 해외 일정이라 솔직히 좀 설렜다.

친한 동료 교수님들도 같이 가는 연수였기 때문에 한참 전부터 우리끼리 기대에 차있었다.

(모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라 집을 떠난다는 사실 자체에 흥분한 상태였다ㅎㅎ)


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아들은 한참을 시무룩해했다.

왜 혼자만 일본 여행 가는 거냐며...

그래서

여행이 아니라 연수다, 나도 너랑 가고 싶다, 선물을 사 오겠다 등의 말로 위로했다.

그렇게

기분이 풀린 아들에게 남편이 말했다.


"엄마 일본 가는데 너가 용돈 좀 줘.

너 용돈 많잖아."


아들은 할머니 할아버지께 받은 용돈을

안 쓰고 그대로 모아두었다.

그래도 그걸 엄마 여행에 쓰라고 하다니!

근데 아들이 대답했다.


"그래. 얼마면 돼!

환전해서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사고 싶은 거 다 사."


어머나!!

가을동화의 원빈보다 더 심쿵하는 대사였다.


아들 용돈으로 즐겁게 연수를 잘 다녀왔다.

혼자 아들 밥 아홉 끼를 챙긴 남편도 고마웠다.

너희 덕분에 아무 걱정 없이 즐거웠다!!!

(2박 3일 좀 짧더라... 하.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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