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나는 아직까지 모르겠다.

방황하고 떠도는 이들을 위해서

by 백담
"야.. 왜 이렇게 열심히 사는데? 너 도대체 뭘 하고 싶은 건데?"

친한 친구가 술잔을 내려놓고 나에게 질문을 한다.


20대랑은 다르게 30대가 되고 나니 대화하는 주제부터가 달라졌다.

대체 이 감정은 뭐지...? 20대를 지나 30대가 되면 모든 게 달라질 줄 알았고, 세상이 변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나 빼고 모든 게 빠르게 변하고 달라지고 있었다. 알 수 없는 오묘한 감정선에 도달해 버렸다.

30대가 되면 모든 게 갖춰지고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줄 알았는데, 그러기는커녕 아등바등 살고 있는 내 모습이 너무 초라해 보인다.

열심히 사는 모습이 누군가에게는 대단해 보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안쓰러워 보인다.

대체 뭐 때문에 이렇게 열심히 사는 거지?.. ("이렇게 열심히 살필요는 없잖아?")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조기교육을 받으며 쟤보다는 더 잘돼야 한다는 생각에 빠지게 된다. 누군가에 의한 경쟁 상대가 돼버린다. 생각해 보니 인생은 비교와 경쟁의 연속이었던 거 같다.

학창 시절부터 군대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지금의 직장인이 될 때도 항상 누군가 비교하는 울타리에 갇혀 살았다. 열심히 살면 좋은 게 있을까... 아니 큰 의미가 있는가.. 이런 생각조차 할 시간 없이 누구 보다 더 치열하게 살았다. 그 치열함은 어렸을 때 환경에 의해 바뀌었으며, 먹이를 향해 달리는 사자처럼 앞만 보고 달렸던 하루였다. 그런데 뭘 하고 싶고, 되고 싶은 건지 그런 것도 없이 방향성을 잃은 나침반 같았다.



텅 빈 의자 조용히 '쉼'이 필요하다.


"야.. 넌 꿈도 없냐?" 내가 오히려 저 세상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진정하고 싶은 게 있는지? 아니면 남들이 다 하니까 하는 건지 말이다. 내 인생 내 마음대로 설계되면 얼마나 좋을까!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되는 그런 삶 말이다. 한번쯤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오늘은 경찰, 내일은 소방관, 모레는 변호사 등 다양한 직업 체험을 통해 내가 하고 싶은 걸 고르는 상상을 해본 적 말이다. 진정 내가 좋아하는 걸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왜 우리나라는 이런 제도가 없는 거지?"

그러면 이렇게 열심히 살지 않을 텐데 말이다. 말도 안 되지만, 재밌는 상상을 해본다.

내 마음대로 그리고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기에 계속해서 불안함 삶 속에 살 수밖에 없다.

만약, 내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졌다고 해도 그게 과연 영구적으로 갈까 싶다. 늘 이 인생은 자기 멋대로고 어디로 튈지 모른다. 행복은 늘 있을 수 없고, 언젠가 산산조각 나버린다.


"그래서 나보고 어쩌라고.. 도대체 뭘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건데?"

늘 인생은 불안의 연속이다.

입구는 있고 출구가 없는 동굴 속으로 그냥 들어가는 수밖에 없다.. 그냥 하는 거다.. 뭐가 됐든

지금에서야 깨닫는다.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다. 인생은 원래 내 마음대로 되지 않고,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하고, 결국에는 해야만 하니까 하는 삶일 수밖에 없다.

이게 정말 슬프지만.. 뭐 어쩌겠어 그저 그냥 받아들이는 수밖에

그래서 오늘도 난 내가 좋아하는 걸 찾기 위해 그리고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게 하려고 이것저것 발버둥 쳐본다.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까'


20대는 '선택' 30대는 '불안' 40대는 '정착' 50대 역시 '불안'

결국 나이가 들면 밀어내고, 물러나고 또다시 불안의 연속이 찾아온다. 이렇게 불안의 연속이면, 우리는 그냥 이것저것 다 해보고 불안의 연속을 수 없이 만드는 수밖에 없다. 이게 현실이고, 나의 불안과 그저 친하게 지내야 한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모른다. 그냥 알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불안을 품에 안고 그저 살아가는 것이다.


오늘도 그냥 그렇게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