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백군 Jan 22. 2020

문송 시대,  문과생들이 직장에서 가질  있는 장점은?

쓸데없는 공부는 없다.

문송합니다?



  어느 순간부터 문송합니다 라는 말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경기가 불황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기업들이 채용을 줄이게 되었고, 이에 연관이 있는 중소기업들도 일거리가 줄어들다 보니 규모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이런 상황이니 제조업 같은 경우에는 원래부터 이공계열 선호가 뚜렷했지만, 요즘에는 그 조차도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CJ, 신세계, 롯데와 같은 유통 또는 식품 분야 대기업은 그래도 상대적으로 문과 출신들이 많이 채용이 되는 편이지만. 삼성, 현대, LG, SK 등의 4대 대기업은 계열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이공계열 채용이 더 많다. 그것도 그럴 것이 공장부문이나 연구 R&D 부분 그리고 기술적인 부분의 계약까지 생각하면 기업의 입장에서는 이공계 출신들을 뽑는 것이 당연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게다가 예전에는 이공계 출신 박사들이 상대적으로 쉽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으나, 이 조차도 요즘 어려울 때가 많다고 한다.


  필자는 문과 출신 그중에서도 상경계열 출신으로 기업에 입사를 했다. 학부 때는 경영학 그리고 정치외교학을 공부했다.  언젠가 어느 지인이 내 전공을 듣자마자 한 이야기는


 "세상에서 제일 얇게 배우면서, 광범위한 전공 두 개를 같이 공부했네"


라는 말 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기획, 전략, 마케팅, 인사, 재무, 회계 모두 배우면서 국내외 정치나 외교에 대해서 공부를 하면서 잡다스러운 지식이 많아졌다고 생각이 된다.


  그 이후로는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를 취득했고, 아이러니할 수도 있겠지만 공학 박사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좋은 말로 포장하면 융합형 인재라고 하기는 하지만, 이것저것 관심 있는 걸 공부하다 보니 게임으로 치면 "잡캐" 같은 존재에 가까워지고 있다.


  요즘 너무나 문과에 대해서 자조적인 말들 또한 많이 들리는  같다. 그렇다면 개인적으로 느낀 기업에서 또는 사회에서 문과 출신들만의 장점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사고(思考)하는 능력


  문제들을 논리적으로 접근해서 논리적인 사고를 하는 것은 큰 장점이라고 생각된다. 어떤 현상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해결점을 찾으려고 하는 것도 문과계열 학생들의 특징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사고하는 능력은 단순히 문과라고 무조건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독서의 양과도 어느 정도 비례한다고 생각된다. 상대적으로 많은 책을 접하고, 특정 문제에 대해서 토론을 하면서 상대방의 의견도 이해해보고 여러 가지 다른 관점들을 보고 익히면서 사고의 폭을 넓혀갈 수 있다고 생각된다.

 

  단순히 어떠한 현상을 분석하더라도 이공계열 애들은 딱 아름답게 숫자로 보이는 것을 선호하지만, 문과계열들을 보면 결과가 깔끔하지 않더라도 그 사이에서 인사이트를 발견했다는 사실에 의의를 두는 듯하다.


  물론 독서들을 많이 하고 평소에 문제의식을 갖고 의견 교류를 많이 하는 공대생들은 더욱 시너지 효과를 갖는 것으로 보인다.

  


#인간의 행동 특성에 대한 인사이트


  흔히 문사철이라고 불리는 문학, 역사, 철학은 인문계열 특히 문과대학 또는 인문대학에서 각종 전공의 이름으로 배우게 된다. 시험 때문에 단순히 외워야 되면 고역이지만 책들을 읽고 공부를 하다 보면 흐름을 읽을 수 있다. 특히 외국문학이나 이런 것들을 배우게 되면 해당 민족 또는 국가의 사람들의 사상이나 특성들을 뽑아내기가 수월하다. 공학 쪽에서 특히 인체공학과 같은 분야는 공학적으로 소비자들의 특징들을 이해하고 상품이나 제품들을 생산해낸다. 그러나 인류학이나 소비자 행동학이나 다른 인문학에 기반을 둔 사람들은 인간에 집중을 해서 소비자들의 특성에 대해서 파악을 하는 것 같다.


  수많은 데이터들이 있더라도 그 데이터 속에  있는 인사이트를 끌어내는 것도 문과계열이 할 수 있는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아이디어 확산


  제조업 산업에 있다 보니 아이디어 측면에서도 많은 차이를 보인다. 문과계열들은 아무래도 메커니즘과 같은 부분에 지식이 없기 때문에, 현실성에 떨어지는 아이디어를 기획해서 제시를 하곤 한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는 본사 쪽이 아닌 공장이나 연구소 쪽에서 혀를 차는 경우가 많다. 흔히 "기계도 모르는 애들이 뭘 안다고"라는 뉘앙스를 풍기며 회의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아이디어를 사전에 어느 정도 거르는 것도 좋지만, 그래도 너무 공학적인 것에 매몰되는 것보다는 무모한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거나 고려를 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문과계열 직장인들이 쉽게 생각해서 마구잡이로 기획안을 내면 죽어나는 건 결국 연구개발단의 직장인들이다. 그렇지만 하나 간과하는 게 있다면 해당 기업의 제품 또는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공학 전문가가 아니다. 본인의 기술이 최고라는 자부심도 좋지만 소비자들의 의견이나 다른 분야의 동료들의 의견을 듣는 것 또한 중요하다.



#발표


  학부시절에 발표를 할 때가 많다. 팀 프로젝트에서 발표를 맡게 되던가 또는 다른 대학교로 특강을 가게 될 때 청중들의 앞에서 강의를 하면서 발표를 할 때도 있었다. 기업들의 PT면접이나 다른 행사들만 가도 상대적으로 문과계열 학생들 또는 직장인들이 발표를 잘하는 것 같다. 기회도 많을뿐더러 흔히 입으로 먹고 산다라고 할 정도로 말발이 좋은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이 역시 발표를 잘하는 공대생 출신들을 보았기 때문에 성급한 평준화의 오류를 범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도 하다.



#외국어


글로벌 시대이다 보니 어문계열 출신이 외국어를 잘하는 것 외에도 상경계이나 다른 전공인데도 어렸을 때 살 다오거나 교환학생, 어학연수, 유학 등을 통해서 자유자재로 외국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이 많다. 요즘에는 그렇게 큰 변별력은 없어 보이나 토익이나 토플 텝스 등의 평균 외국어 성적은 문과계열이 이과계열보다 높다.


회사에서 보아도 미국 공학 박사 출신이나 오랜 유학파가 아닌 이상에는 문과계열 학생들이 외국어에 대해서 우위가 있어 보인다.  외국어 능력은 필요가 없는 부서에서는 계속 안 써도 되지만 확실한 것은 외국어를 잘하면 주재원이나 다른 기회들 생겨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애매하게 하면 제대로 되지 않겠지만 이 조차도 어느 정도 우위는 있는 부분이라 생각이 된다.



#글쓰기


  좋든 싫든 문과계 전공은 시험을 치게 되면 대부분 서술형으로 주어진 답을 쓰게 되어있다. 단순히 생각의 흐름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 문장 구조도 갖춰가면서 답을 써야 한다.  또한 고등학생 시절부터 수시를 준비하던 학생들이라면 누구나 논술을 배우고, 논리적인 글쓰기를 하기 위해서 학원을 다니거나 신문 사설들을 읽곤 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글 쓰는 것을 익혀나가고 가독성이 좋은 문장들이나 문장 구조들을 익혀나가는 밑거름이 되는 것 같다. 이러한 글쓰기는 흔히 자소서 때 많이 힘을 발휘하는데 자소서들을 첨삭을 해주다 보면 문장력이 좋은 사람, 또는 독서가 부족한 것 같은 사람들을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다. 평소에 논리적인 문장 구조에 대해서 고민을 해보거나, 많은 글쓰기를 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요즘 청년들은 참 힘들다. 힘들게 대학을 들어가고, 졸업을 하고 취업을 하기도 어렵고, 또한 취업을 해도 내 집 마련이나 결혼 등 다양한 고민을 갖고 산다. 청년들을 위한 정책이랍시고 이것저것들을 여야당 가릴 것 없이 내고 있는데 여전히 그 정책 안에도 이익을 보는 자와 이익을 보지 못하는 자로 나뉜다. 그래도 언젠가는 좋은 날이 있겠지 하며 미래를 그려보지만 그 조차도 어려울 때가 종종 있을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