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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 청약통장을 만들다

직장인 돈 관리

by 백군



이번 달도 내 월급은 통장을 스쳐 지나갔다.




직장인이 된지도 어느덧 8개월이 지났다.

적금 통장을 만들고 슬슬 돈을 관리하려고 했으나

이번 달도 역시 월급은 통장을 스쳐 지나갔다. 신용카드를 열심히 긁은 탓일까?!


매달마다 고정적으로 나가는 비용들이 있다.

월세 그리고 통신료 그 외에 내가 써야 하는 용돈이나 식비 등등 생활비로 상당한 비용이 나가고 있다.

물론 내가 줄이 수 있는 부분은 더 많이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그냥 회사원이 되었다는 어느 정도 금전적 여유가 생겼다는 사실에 흥청망청 돈을 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요즘에는 금리가 낮아서 은행에 돈을 맡겨도 전혀 이자를 받을 수가 없어.

라면서 스스로에게 위로하면서 소비의 폭은 점점 넓어져갔다.

그러다가 올 한 해가 머지않았음을 떠올리고, 늦었지만 조금 더 재테크에 신경을 쓰기로 마음을 먹었다.


꾸준히 하고 있던 적금은 꾸준히 진행을 하고.

또래 친구들이라면 다 하나쯤은 갖고 있을 청약통장을 만들었다.

주택청약종합저축통장!! 지금부터 꾸준히 모아야 아파트 분양도 받고 어느 정도 나만의 공간을 제대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고는 회사 1층에 있는 은행의 문을 두드렸다.


"청약통장을 만들러 왔어요"


"입사한 지 얼마나 되었나요?! "


"1년이 아직 안되었네요"


"신분증 주시겠어요?"


생각보다 빠르게 청약통장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몇 년을 설정할 것인지, 매달마다 어느 정도의 금액을 이체할 것인지에 대한 대화들이 오가고.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3년 정도만 있어도 소득공제를 신청할 자격이 되지 않으신다며,

신청을 하셔야 할 거라는 말이었다. 물론 그전에 소득공제나 이런 부분들을 제대로 알고 간 것이 아니라서

조금만 더 생각을 해보고 다시 오겠다는 말을 전했다.


소득공제를 받으려면 가입일로부터 5년 이내에 해지를 하는 경우 또는 국민주택규모를 초과하는 주택에 당첨되어 계좌를 해지하는 경우 순간 가입을 할까 말까 고민을 했지만.


5년 안에 해지를 하면 추징금액을 내야 된다는 것을 보고 조금 갈등이 생겼다.

그래서 " 조금 더 생각해보고 신청할게요"라는 이야기와 함께

통장을 받아 들고 나왔다.


이제 매달마다 여기 꼬박꼬박 돈이 쌓이겠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매달 매달 통장에 찍혀가는 돈을 보면서 좋아할 일만 남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적금을 들고 있었지만, 그건 통장이 아니라 모바일로 확인을 하던 거라서 뭔가 느낌이 새로웠다.


경영학을 전공을 했지만 그렇게까지 재테크를 잘 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아서 항상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곤 한다.


cma통장을 만들었고, 펀드상품이 어떤 게 있을까 고민을 해보고.

그리고 회사가 다른 회사랑 다른 점은 월급이 짝수 달과 홀수달이 다르게 지급이 된다는 점이었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돈을 관리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이 많아서 적금도 자유롭게 넣을 수 있는 형태로 선택을 했다.


지인들은 그럼 주식은 어떻냐는 이야기들을 하지만.

매일마다 주식을 보면서 주식 가격 상승에 기뻐하고, 주식 가격 하락에 슬퍼하는 그런 건 아직까지 싫다는 생각에 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


사회 초년생이 되고 이제 매달마다 꼬박꼬박 어느 정도 일정한 수입이 생기고

그러다 보니 생긴 자유는 더욱 많은 고민들을 가져오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아직 어린 나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서서히 나이는 들어가고 생각해야 할 범위도 점점 넓어지는 것을 보니

조금씩 이렇게 어른이 되어가고 있나 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청약통장을 만드는 행위로는 별다른 사은품이 있지는 않았다.

내심 칫솔 세트라도 하나 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추석을 맞이해서 '사랑과 행복이 가득한 한가위 보내세요'라는 약과 한 봉지를 받았다.


이제 추석을 지내러 고향을 내려가게 되면, 과연 사람들은 무엇을 물어볼까?

"이제 결혼은 언제 할 거니?"라는 질문일까? 아니면 다른 질문들이 있을까?라는 궁금증도 생긴다.


작년만 해도 "어디 취업할 거니?"라는 질문으로 날 귀찮게 했다면,

이번에는 어떤 색다른 질문으로 날 귀찮게 할까?



#2. 저금통을 뜯어버리다.


내 자취방 책상 한편에는 조그마한 저금통이 하나 있다.

이번에 바뀐 지갑에는 동전을 넣을 공간이 있지만, 보통 남자 지갑은 특히 반지갑은 동전을 넣을 공간이 없다.

그러다 보니 현금을 쓰고 생기는 잔돈은 처치 곤란한 존재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퇴근을 하거나 밖에 나갔다 왔을 때, 생기는 동전들을 하나하나씩 저금통에 쏟아붓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저금통의 배가 가득 찼을 때 저금통을 뜯어버렸다.


저금통을 뜯자 생각보다 많은 돈이 들어가 있었다.

물론 몇십만 원까지 가는 금액은 나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많은 동전들을 밖에서 갖고 왔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전이 없어서 지폐를 내고 또 다른 동전을 만들어오고...


그동안 해왔던 행위들은 모순적이 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에게 갑자기 돈이 생겼다.

이 돈을 어떻게 할까? 무언가를 살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위안부 팔찌라고 불리는 희움에서 판매하는 팔찌를 구매하기로 했다.

이 돈에 해당하는 숫자만큼 말이다. 기부는 종종 해왔지만 이런 식의 나눔은 한 적이 없는 것 같아서

주변에 친구들이나 지인들을 만났을 때 하나하나씩 전달해 줄 생각이다.


팔찌를 보면서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해서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하라는 뜻에서

팔찌를 나누어줄 생각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동참을 해줄지 모르겠지만,

조금씩 조금씩 사람들의 관심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돈이라는 게 어떻게 관리하는가에 따라서, 어떻게 쓰이는가에 따라서 엄청 다양한 방법으로 쓰일 수 있는 것 같다. 사회 초년생으로서 그리고 앞으로 세상을 살아갈 청년으로서 조금이나마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또한 나도 저축이나 또는 다른 형태의 돈을 모으는 행위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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