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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군 Nov 07. 2016

둘째 날_ 일본의 역사를 알아가다

지난 무더운 여름 도쿄 여행기 이튿날

 도쿄 여행 이튿날



  휴가인 만큼 조금은 천천히 일어나고 싶었는데, 애석하게도 내 몸은 회사 출근시간에 맞추어져 있었다. 눈을 뜨니 아침 6시 반 무계획 여행이었던 만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여행 계획을 하나둘씩 짜기 시작했다. 그리고  도쿄 여행 이튿날은 예전부터 정치외교학을 배우면서 가보고 싶었던 야스쿠니 신사를 가보기로 했다.




이날 갔었던 동선을 이야기해보자면

야스쿠니 신사 - 유슈칸 - 도쿄 국립박물관 - 미쓰코시 마에 - 도쿄타워

이 순으로 돌아다니기로 했다. 물론 이 계획도 당일날 아침에 짠 거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러다 보니 내가 생각한 동선은, 서로의 위치나 거리가 최적화되어있는 것은 아님을 미리 밝혀둔다.


  숙소에서 신주쿠 역을 가는 길목에 도토루 카페가 있었다. 매일 출발을 하기 전에 도토루 카페에 들려서 지도를 펴고 여행 계획을 짜는 게 일상이 되었다. 커피 가격도 저렴해서 부담도 되지 않고, 아직 7~8시 사이에 갔는데 직장인들이 많이 있어서 여기 직장인들은 어떤지 관찰을 하기도 하면서 그렇게 30분 정도? 1시간 정도 머물렀던 것 같다. 역시 바쁘게 움직이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지도를 쳐다보고 있는 그 나름대로의 매력은 언제나 있는 듯하다. 왠지 모르게 한량이 된 느낌이 들기도 하고, "나는 출근 안 하지요"이라고 하는 것 같은 느낌 또한 들었다

 아이스커피를 한잔 시키고 지도를 펴놓고 어딜 갈지 고민해보기!

여행을 가기 전에 고민을 해봤다면 동선이 길지도 않고 괜찮았을 텐데.... 항상 저질러 놓고 후회를 하는 듯하다. 물론 이렇게 즉흥적으로 모른 걸 잊고 돌아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았고, 회사에 출근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 그 자체로도 너무나 좋았다.


  그리고 직장인이 되고 나서부터 좋은 점?이라고 하자면 습관이 돼서 일찍 눈을 뜬다는 거다. 6시 반이면 어김없이 내 눈이 떠지고 씻고 나오니 7시 반...

카페에서 커피 마시면서 여행 계획을 짜고 신주쿠 역에서 표를 사면 8시 반 정도였던 듯 그렇게 느리지 않게 일본에서의 하루가 이어졌고, 내 몸도 신기하게도 그 일정에 맞춰서 움직여지기 시작하였다.

  야스쿠니 신사 도착. 당시 한국에 포켓몬고가 출시되기 전이어서 오기 전에 스마트폰에 다운로드하여서 하면서 걷다 보니 어느덧 야스쿠니 신사에 도착했다. 입구부터 무언가 일본스럽다는 느낌이 드는 건축물 양식이 마음에 들었다.


  야스쿠니 신사 입구에 적혀있던 것은 포켓몬고 금지라는 문구.

예전에 뉴스에서 우리나라 학생이 야스쿠니 신사 GYM 관장을 하고 아베 총리 욕을(?)해 놓은 후로 이렇게 된 것 같았다. 나도 관장을 해보고 싶었는데 아쉬웠던 부분 중 하나였다. 물론 내가 그만큼의 포켓몬을 키워내지는 못했을 것 같지만 말이다.


이게 야스쿠니 신사 본당(?) 건물이었던 것 같다.

매년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로 시끌시끌했던 곳이 생각보다 규모가 작아서 놀랐다.

물론 그전에 신사를 본 적이 없어서 더 작았다고 느꼈을 수도 있는데, 그래도 다른 신사들을 갔다 와보니 그래도 정말 작은 편은 아니었다. 참배 같은 것은 전혀 하지 않았고, 어떻게 생겼는지 구경만 했다.


어렸을 때 보던 이누야샤 같은 일본 만화에서 나오던 문들이나 무녀복들을 보면서 아 저게 만화 속에 있던 그런 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콘텐츠가 우리에게 이미지 부분에서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는 하루였다.



드디어 가보고 싶었던 류슈칸(?)에 도착. 정치외교학 복수전공을 하면서 특히 일본 정치론을 배우면서 류슈칸에 전범들을 우상화한 전시물들이 많아서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다라는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에 책에서만 그리고 이야기로만 들었던 박물관 안에 전시되어 있는 문제가 되는 것들을 내 눈으로 보고 싶었다. 책에서만 보는 거랑 내가 보는 거랑은 다른 느낌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리모델링을 한지 얼마 안 되는 것인지 현대화된 건물들을 지나서 매표소에 도달해서 입장권을 샀다. 800엔이라니 당시 환율로는 거의 1만 원이 되는 금액이었다. 우리나라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물을 보러 가면 1만 5천 원 정도 하던걸 생각해보면 결코 저렴한 가격은 아니라고 생각이 된다.



  박물관 입구를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것은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전투기 전시품이었다.

야스쿠니 신사 옆에 있는 류슈칸(유슈칸)이라는 곳은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전쟁박물관이라고 생각을 하면 편할 것 같다. 국방부 앞에 있는 전쟁기념관과는 무언가 다른 느낌이 있지만, 그래도 전쟁박물관이 맞는 표현인 것 같다. 그리고 매번 문제가 되는 야스쿠니 신사라는 뜻은 한자 그대로 이야기를 하면 국가의 안전을 기원하는 신사라는 뜻을 갖고 있고, 우리가 문제라고 하는 점은 야스쿠니 그 자체가 아니라, 야스쿠니 신사 안에는 천황을 위해서 싸운 영혼들을 기리는 곳이기도 하지만, 2차 세계 대전을 일으켰던 전범들도 같이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 나처럼 그러면 전범들만 빼고 관리를 하면 안 되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여기 사람들 입장으로는 전범들만 빼는 것은 안된다라고 해서 논란의 중심에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일본 사람들의 입장에서 전범들은 그들의 조상이기 때문에 이를 부정하려고도 하지 않고 있어서 앞으로 수십 년간은 이러한 방침이 변함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여기 또한 포켓몬고 금지, 그리고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사진을 찍는 게 불가능했다.

전시회는 여러 파트가 있었는데 처음 10 전시장까지는 나름대로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사무라이 시대부터 전반적인 일본의 전쟁에 대한 역사들을 볼 수 있는 것들로 전시장이 마련되어있었다.


  사람들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부분들은 아무래도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전시실 11부터 나오는 대동아전쟁이라는 부분부터가 심한 것 같았다. 전쟁을 미화하는 것들이 많이 있었고, 야스쿠니의 신들이라는 전시공간에는 2차 세계대전의 전범들 사진들이 쫙 걸려있었다.


  일본의 입장에서는 전쟁에 참전한 조상 들일 수도 있지만, 2차 세계대전 때 피해를 봤던 나라들 입장에서는 거북한 공간임이 틀림이 없었다. 그리고 번역 같은 것이 잘 안되어 있는 것 같아서 어떻게 보면 다행일 수도.

아니면 다행히 아닌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튼 대전시실에서는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회천??이라는 것이 있었다.


  설명을 잘 읽어보니 인간어뢰라는 설명이 있던데, 카미카제라고 하는 전투기 자폭이나 인간어뢰나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황제를 위해서 목숨을 바친 다는 것 또한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2차 세계대전 시 이런 무기들이 있었다는 생각을 하니 끔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이야기를 일본인 친구에게 말했더니, 일본애들이 쓰는 표현 중에 "인간 어뢰가 되어서 ~~~"라고 하는 문구들이 있다고 해준 것을 들으면서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것이 신기했던 기억이 있다.


  전반적으로 야스쿠니 신사와 류슈칸을 돌아보니. 이것저것 없애야 할 부분도 많이 보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우리나라와 일본 양국 간의 교류 그리고 대화가 더욱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나가다가 2020년 도쿄올림픽 광고가 있길래 찍어봤다. 아직 2016년인데 많이 남은 것 같기도 하면서 시간이 빨리 흐르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에노 공원 근처에 있던 도쿄 국립박물관에 도착했다. 우에노 공원 주변에는 동물원이나 미술관 등 다양한 곳들이 있어서 며칠간 여기에만 머물러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요일 낮이었는데도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류슈칸보다 더욱 저렴한 가격에 입장권 구매 완료!! 류슈카칸보다 볼 것이 더욱 많았는데도 가격은 620엔으로 비싸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국립박물관이 역시 돈을 받아야 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런 전시물들이 눈에 간다. 일본 애니메이션 안에서 보던 캐릭터 중 하나였던게 다 과거 유물이나 역사 속에서 나온 것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괴 같은 것들도 많았는데, 다 만화 속에서 본 적이 있다는 걸 떠올려 보면 일본이 인문학적으로도 많이 발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이런 모습은 모노노케 히메라는 애니메이션의 숲 속에서 본 적이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도 구미호나, 처녀귀신? 무당? 등등 뭔가 내가 모르는 것들도 많지만 민속적인 요소들을 캐릭터로 더욱 많이 개발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많이 있겠지만 좀 더 다른 나라에도 소개가 되는 대중적인 콘텐츠들이 있으면 어떨까? 물론 우리에게는 어린이들의 대통령인 뽀로로가 있긴 하지만, 이 캐릭터들이 한국 문화에 대해서 잘 알려 줄 수 있는 역할을 하지는 않는다고 생각이 든다.


  일본의 역사에 대해서 크게 관심은 없었지만, 류슈칸과 박물관을 돌아보면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고 생각이 된다.


  미쓰코시 마에 역 근처에 맛집이 있다고 해서 박물관 구경을 끝내고 출발!!

암살이라는 우리나라 영화에서도 나왔던 미쓰코시 백화점!!(물론 영화 속은 당시 경성, 지금 서울 지점)

들어가 보지는 않았지만 암살 영화가 생각났다.

30분 정도 기다려서 먹은 텐동? 텐도 우? 발음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뭔가 푸짐하게 나와서 먹기 좋았다. 다음번에 또 도쿄 가면 가봐야지 라는 생각!

이렇게 곳곳에 조그마한 신사들이 있다.

크기도 각양각색에다가 야스쿠니 신사가 작다고 생각했는데

더 작은 신사들도 많이 있다. 섬나라들이 토속신앙이 강해서 많은 신들을 모신다고 들었는데

역시나 많은 신사들이 있었다.

든든하게 밥을 먹고! 도쿄타워로 출발!! 도쿄타워라는 책을 본 적도 있고 우리나라 남산 타워처럼 뭔가 상징적인 곳이라고 생각돼서 동선은 꼬였지만 도착해서 구경했다.

도쿄타워 안에 원피스가... 있다는 걸 알았다면 더 빨리 서두를걸 시간이 늦어서 원피스 전시에는 못 들어갔다


다양한 피겨들도 판매 중이었는데, 엔화가 쌌다면 당장 샀겠지만 그냥 눈으로 구경만 했다

하루 종일 돌아다니다 보니 몸이 지치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휴가를 통해서 일본이라는 나라를 하나둘씩 알아가는 게 좋았다.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하루였기도 하고, 이렇게 신입사원 첫 휴가 둘째 날이  끝났다.


날씨는 더웠지만 책안에서보던 곳들을 하나둘씩 찾아가면서 나의 경험으로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이 참 감사했다. 둘째 날일 뿐이었지만, 휴가가 며칠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끔찍했고, 시간이 천천히 흘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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