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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미 Nov 17. 2024

아름다움의 기능

나는 무용하고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오

2018년 어느 전시에서 르누아르의 글귀





나는

미술 전공자도 아니고 업계 종사자도 아니지만

꾸준히 고민해왔다.


예술의 가치는 무엇일까?








성격이 급한 탓일까.

하나의 정답을 요구하는 교육의 탓일까.

몇 초안에 도파민을 뿜어대는 sns 때문인가.


빨리 답을 내리고 싶었다.

(답을 내린다고 뭐 대단한 걸 할건아니지만

ㅋㅋㅋㅋㅋㅋ)



그러던 내가 최근에 깨달은 게 있다.

르누아르도 드로잉을 완성하기까지 60년이 걸렸듯,

피카소가 어린아이처럼 그리기까지 평생이 걸렸듯


예술의 가치는

업계 종사자들도 지속적으로 고민하는 주제라는 거.


(마감기간이 늘어난 업무처럼 마음이 편해진다)












미술은 과학, 의학, 건축학 등 확연히 눈에 보이고

중요성에 대해서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설명이 되는 분야가 아니다.


이해되지 않는 작품도 작가도 너무 많고

누군가는 부자들의 돈세탁=미술 이라고 한다.

실제로 '바젤 미술관'이 생기기 전까지

공공 예술이라는 건 없었고, 그림은 권위자들이 누리는 기술이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아무리 대단한 것들이라고 해도

(의학도, 건축도, 음악도 심지어 돈도 사랑도)

‘나와 상관이 없으면’ 가치가 없다-


예전에 어떤 친구가 했던 말이 있다.

"내가 죽고나면, 이 세상도 없어지는거야"








아름다운 것들은 삶에 어떤 변화를 주는가?

다른 누군가가 아닌 내 삶에 말이다.


내 삶에 기쁨과 위로를 줄 수 있는 것은

예술이라고, 아름답다고 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음악이 아닌

미술이어야 하는 이유가 있는가?


음악은 들리는 순간 공간을 바꿔버린다.

감정을 변화시키고 생각을 바꾼다.


색과 형태도 그렇다.

꼭 그림이 아니어도 그렇다.

공간, 환경, 오브제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들은

강렬하게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다.


오-!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은 관찰에서 시작한다.

나는 지금까지 얼마나 아름다운 순간들을 놓치고 살았던가?


그래서 지금부터 찬찬히 들여다 보기로 했다-

곱씹고 곱씹어서 내 마음에 닿을 때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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