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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성민 Feb 12. 2024

영어를 배우는 것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동기

영어 습득 도전기 4

영어를 배우는 것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동기이다. 


영어권 조합원과 소통을 해야 하는 목적이 있으니 영어에 노출되는 시간 자체가 많았다. 조합원들과 꾸준히 각 개별 임금체불, 부당대우 등 문제에 대해서 카카오톡으로 상담을 해야 했다. 또한 월 1~2회 정도 직접 만나 각 현장별 단체교섭 전략과 방향에 대해서 함께 논의했다. 심지어 1월 말에는 그들과 함께 기자회견도 했으니 누구나 영어가 늘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처음에는 무조건 번역기를 활용했다. 한글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입력하고 번역기를 통해서 영어 문장을 번역해서 복붙 했다. 하지만 번역기를 이용한 소통은 한계가 있었다. 소통이 자연스럽지 못했다. 완벽하지 못해도 아는 수준에서 단어 찾아가며 내가 문장을 구성해 보자고 마음먹었다.


단순한 주어 + 동사 + 명사 정도 문장 구조만 듣고 해석할 수 있는 A1(Beginner) 수준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가장 두려웠던 것은 내가 문법에 틀린 표현을 해서 이상한 의미로 전달될까 봐 걱정되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구글문서를 이용했다. 구글문서는 AI가 문장구조를 분석해서 부자연스러운 문장을 바로 잡아준다. 신문물을 발견하고 구글문서를 통해서 소통하면 문제없겠다 싶었다.


구글 문서를 통해 내가 최초로 쓴 문장을 교정해서 톡으로 보내면 조합원들이 쉽게 이해했다. 하지만 뭔가 내 실력은 정체되는 느낌이었다. 내가 말을 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아도 구글이 알아서 문장과 단어를 제안해 주니 학습에 방해가 되었다.  지금 내 수준에서는 정확한 문장을 던지는 것보다 알고 있는 문장을 계속 던지며 올바른 문장을 찾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을 했다.


구글문서는 회의문서를 작성할 때 아니면 사용하지 않았다. 간단한 톡을 보내는 건 단어를 찾아가며 단문 수준으로 스스로 문장을 만들어서 보냈다.  그럼에도 확신이 서지 않을 때는 간단하게 번역기를 돌려 의미만 확인하고 대충 보냈다. 운 좋게도 조합원들이 내가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었다. 이해하지 못한 경우는 꼭 ‘당신이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으니 조금 더 이야기해 줘’라고 말해줬다.


헤이 미셀! 플래카드를 영어로 뭐라고 해? 우리는 시위할 때 피켓을 든다고 하는데 너희들은 뭐라고 해? 등 맥락이 이해되지 않는 단어와 문장 등에 대해서 꾸준히 질문을 하며 피드백을 받고 있다. (플랜카드는 배너라고 한다) 역시 영어 공부의 최고의 비결은 영어권 친구를 사귀는 것이라고 하던데 효과가 좋았다. 


조합원들도 빨리 배운다고 칭찬을 해줬다. 나 또한 영어 공부에 흥미를 느끼며 속도가 붙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거금을 투자해서 블루투스 이어폰을 구입해서 자투리 시간에 계속 짧은 회화 오디오를 들었다. 입에 잘 붙지 않는 말은 따라 하며 최대한 내가 말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듣기가 잘 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읽기와 말하기는 왕초보 시절보다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듣기는 여전히 어렵다. 초보자 학습용 자료는 여러 번 반복하면 이해되나, 아무리 느린 영어권 유튜버들의 이야기는 이해되지 않았다. 또한 조합원들과 회의를 할 때도 내가 준비한 이야기와 문서에 적혀 있는 내용은 서로 논의가 가능했다. 하지만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면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문장이 길어질 때도 마찬가지다. 아직 단문과 간단한 관계절 정도만 이해할 뿐 그 이상은 어려웠다.


여러 유튜버를 찾아봐도 듣기는 결국 양과 시간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현재 내가 공부하는 방법이 과연 듣기와 말하기를 늘리는 방법일지 의심이 들었다. 현재 간단한 회화 자료(엘로)와 BBC 러닝 잉글리시 6분짜리 뉴스, 이지잉글리시(유튜버) 등 듣고 말하며 대본을 다운로드하여 읽고 해석한다. 이 과정을 무한히 반복하며 조금 어려운 문장에 도전하는 정도다.


3개월 지난 시점에서 영어 공부를 위해 조금 돈을 써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듣기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루틴을 생활에 추가해야 할까 등 고민이 생겼다. 말하기를 빨리 향상해야겠다는 욕심은 나지 않는다. 잘 들으면 자연스럽게 말하기는 가능하다는 것을 3개월간 공부를 통해서 알았기 때문이다. 


영어 공부는 중급자 레벨(B2)까지 올려놓지 못하면 다시 0으로 돌아간다. 지금까지 시간이 아깝지 않기 위해서는 이번에 꼭 B2 레벨까지 올라가야 한다. 그 첫 번째 산이 '듣기'이다. 이 산을 어떻게 넘을 것인가.


PS. 좋은 방법과 자료, 앱, 유료결제 등 있으면 적극 추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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