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는 조합원들과 함께하는 것

전규홍 동지 4주기

by 배성민

노동자의 벗 전규홍 동지를 추모하며


2020년 일반노조에서 일을 시작하고 전규홍 동지를 처음 만났습니다. 동지와 저는 1년 남짓 기간 밖에 함께 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늘 조합원들과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전규홍 동지를 떠올립니다.


노조 운동을 시작하고 전규홍 동지는 저에게 싫은 소리 한 번 안 하고 적응하길 묵묵히 기다려줬습니다. 그렇다고 방치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조합원들과 사소한 말다툼이 있거나 일이 몰아칠 때는 늘 동지는 저에게 괜찮냐고 물어봐 주었습니다.


그는 저에게 외부의 적과 싸우는 것보다 조합원들과 함께하는 일이 때론 힘들 때가 있다고 말해줬습니다. 갈등이 있을 때 사무실에 앉아서 혼자 고민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현장에 달려가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평소 나를 빛나는 일을 좋아하고 엉덩이가 무거운 저로서는 동지의 조언을 흘려들었습니다. 최첨단 시대 전화기로도 충분히 조합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데 수많은 현장을 어떻게 다 일일이 만나 챙기나 싶었습니다. 막상 본부장이 되니 동지의 조언이 무슨 말인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노조는 임원이 진두지휘하는 활동이 아니라 조합원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전규홍 동지는 평생을 가장 낮은 노동자와 함께하기 위해 살아갔습니다. 노동자의 벗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습니다. 자신보다 조합원을 더 챙겨 늘 주변 사람들에게 "본인 좀 챙기세요!"라는 잔소리를 들을 정도였습니다. 자기 밥은 안 챙기면서 다른 사람 밥값을 계산하는 사람, 술로 아픈 동지에게 단호하게 술을 주지 말라고 주변 동지들에게 말하는 사람이었습니다.


11월만 되면 전규홍 동지를 생각합니다. 그는 제가 얼마나 조합원들과 함께했는지 둘러보게 만드는 사람입니다. 2025년은 외부 투쟁이 많다는 핑계로 조합원들을 잘 챙겨나가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2026년 내년 정세도 만만치 않습니다.


2025년 겨울 비상계엄을 전 국민 투쟁으로 정권교체를 이뤄냈습니다. 정권이 바뀌었지만, 노동자의 삶은 아직 어렵습니다. 내년 최저임금 대통령 첫해 역대 최저 인상률(2.9%)을 찍었습니다. 특수고용 및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에 대해서도 주저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노조 탄압 정책인 회계 공시에 대해서도 침묵하고 있습니다. 노조법 2, 3조 개정을 이뤄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만드는 데 있어서 정부는 자본의 눈치를 보고 있습니다.


전규홍 동지라면 정권교체에 안심하지 않고 노동해방 세상을 위해 쉼 없이 싸웠을 겁니다. 늘 우리 옆에 있는 전규홍과 함께 노동해방 세상을 쟁취하기위해 힘차게 투쟁으로 돌파합시다. 전규홍 동지 조언처럼 혼자 앞서가지 않겠습니다. 2026년 조합원 동지들과 함께 발맞춰 힘차게 투쟁 해나가겠습니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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