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신라대 청소노동자는 114일간의 농성 투쟁 끝에 직접고용을 쟁취했다. 나는 그 농성에 부산 일반노조 조직부장으로 참가하였다. 당시 농성 이야기를 주변에 많이 알리기 위해 브런치와 오마이뉴스 등을 통해 투고를 했다. 하지만 현장에 이야기와 투쟁의 의미를 단지 기사 몇 개로 알리기는 아쉬움이 남았다. 농성 투쟁 직후 투고한 글을 토대로 책을 출판하기 위해 출판사 투고를 했다.
총 2곳에서 연락이 왔고 최종적으로 '빨간 소금' 출판사와 계약을 하기로 결정했다. 공동 저자로 책을 출판한 경험은 있으나 내가 직접 책을 출판하기 위해 출판사에 투고한 것은 처음이었다. 우선 사회운동이나 진보적인 활동에 대해 책을 내는 곳을 중심으로 투고 글을 보냈다.
다행히 출판사와 앞으로 집필 방향이 어땠으면 하는 의견을 서로 교환했다. 처음에는 단지 신라대 농성 투쟁을 건조한 기사 형식으로 알려나가는데 초점을 맞춰 책을 낼까 생각했다. 하지만 활동가들이 쓴 책을 몇 권 살펴보니 대중적 서적으로 출판하는 책은 조금 달라야 한다는 판단을 했다. 출판사에서 요청했던 지점은 사람들이 책을 통해서 얻어가는 게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단순히 기사 형식의 글보다 내가 그 경험을 어떻게 하게 되었고 그것을 통해서 어떤 지점을 보게 되었는지에 대한 진솔함을 요구했다. 이런 부분을 고려하여 책을 쓰는 게 맞다는 판단이 들었고 출판 계약을 결정했다.
신라대 농성 투쟁을 함께 하면서 나에게 뜻깊은 경험이고 조합원들에게는 10년 만에 직접고용을 쟁취한 승리한 경험이다. 하지만 그런 승리적 관점으로 쓰는 것은 독자에게 흥미를 크게 불러일으키지 못할 것 같다. 농성 투쟁 과정 속에 갈등과 한계 지점과 승리 이후에도 중앙 언론에 다루지 않는 이유 등에 대한 이야기를 보태려 한다.
앞으로 브런치 글을 통해서는 출판 과정에서 느끼는 고민들을 적어볼 생각이다. 책 내용은 이미 공개한 브런치북 '2L 패트병으로 직접고용 쟁취한 신라대 청소노동자 이야기'를 참고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