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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성민 Mar 24. 2023

30대에도 성장했다는 칭찬이 좋은 이유

열린시민터 해봄 북토크

부산 사하구 열린시민터 '해봄'에서 <현장의 힘> 북토크를 진행했다.


해봄은 나에게 뜻깊은 단체이다. 2017년 사하구에서 정치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이사한 후 가장 먼저 만났던 사람들이었다. 당시 '잘가라 핵발전소' 서명운동을 전국적으로 진행했는데 나는 사하구 담당이었다. 아는 사람도 없이 사하구로 이사 와서 처음 해봄 대표님에게 서명을 부탁했다. 서명은 흔쾌히 회원들에게 받아주겠다고 약속하셨다. 첫 만남의 기억이 인상깊어 해봄 회원이 되었다.


겸손보다 나를 앞세우길 좋아했던 나를 해봄 회원들은 꾸짖기보다 묵묵히 응원해 주었다. 2018년 선거에 출마한다고 했을 때도 후원과 선거운동을 함께해 주었다. 하지만 돌연 듯 나는 2021년 정치활동을 정리하고 민주노총으로 일을 하겠다고 선언하고 금정구로 떠났다. 해봄 회원들에게 충분히 왜 그랬는지 설명을 하지 못했다.


이번 북토크를 준비하면서 당시 정치인의 길을 잠시 중단하고 사하구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꼭 설명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현장의 힘>에서 정치인으로 나의 한계를 느낀 이야기를 북토크 서두에 했다. 부당징계를 받은 버스노동자에게 제대로 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이야기를 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기 위해서는 정기적 월급을 받는 일자리를 구할 수밖에 없었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회원들은 21년 떠날 때는 구체적으로 묻기가 조심스러웠다고 한다. 충분히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을 거라고만 생각했다고 했다. 역시나 북토크에서 솔직히 말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북토크를 마치고 뒤풀이에서 회원들의 노동조합 했던 무용담들이 이어졌다. 단순히 자신을 앞세우는 라떼 말이야식 이야기가 아니었다. 무엇을 이뤄냈다는 말보다는 노동조합을 통해서 변화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정치인 지망생이었을 때는 내가 정치와 큰 사회적 의제에 대해서만 관심을 갖다 보니 이런 이야기가 잘 들리지 않았다. 이제야 이런 이야기들이 가슴에 와닿기 시작했다. 늦었지만 다행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배성민 노조하고 많이 성장했다'라는 이야기다. 남들 눈에 나 스스로가 성장된 모습으로 비친다는 사실이 기뻤다. 그것도 가장 내가 나를 앞세우며 오만했던 시기를 묵묵히 지켜봐 주었던 선배들이 그렇게 이야기해 줘서 더욱 뿌듯했다.


지역사회 변화를 위해 교육, 복지 활동을 이어가는 열린시민터 해봄에 많은 관심과 가입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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