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배민관 Oct 03. 2017

Ferrari Portofino

페라리의 새로운 하드탑 컨버터블 GT

지난 8월 24일, 페라리에서 새로운 모델이 나왔다. 이름은 포르토피노(Portofino). 이탈리아 북부의 작고 아름다운 항구 도시에서 따온 이름이다. 메인 컬러 또한 같은 도시의 이름을 따 로쏘 포르토피노(Rosso Portofino)로 이름 지어졌다. 소프트탑이 대세지만 페라리는 고집을 꺾을 생각이 없어 보인다. 캘리포니아T를 이을 이 차는 V8 3.9L 트윈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대출력 598마력, 최대토크 77.5kg.m, 제로백 3.5초, 최고속도 320km/h 등 전작보다 개선된 성능을 발휘하는 것은 물론 페라리의 새로운 디자인 큐도 함께 보여준다.



포르토피노는 이전 캘리포니아나 캘리포니아 T에 비해 훨씬 공격적이고 날카로운 인상을 갖고 있다. 프론트 인상은 812 슈퍼패스트와도 살짝 비슷한데, 다른 페라리 모델들의 디자인과는 다소 동떨어진 모습이던 캘리포니아T의 프론트 디자인을 고쳐놓은 듯도 하다. 약간은 껑충해 보이던 캘리포니아T의 프론트보다 전반적으로 훨씬 시원해진 모습이다. 특히 커다란 라디에이터 그릴 양쪽의 에어 인테이크가 프론트 엔진과 차의 공력성능을 암시한다.



전면의 에어 인테이크로 들어간 공기는 프론트 휠 아치 뒤로 빠져나온다. 아마 브레이크를 식히고 공기의 흐름을 잡아주는 역할을 할 테다. 후드 위에도 다운포스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에어 벤트가 보인다. 그런데 조형이 캘리포니아T랑은 무척 다르다. 더 날카롭게 다듬어졌다. 말하자면 바람이 다듬고 간 흔적처럼 보인다고 할까? 피닌파리나와 공동으로 작업한 캘리포니아T와는 달리 플라비오 만초니가 이끄는 페라리 인하우스 디자인 팀이 단독으로 작업한 이 차는, 지난번 J50을 통해 보여줬던, 그들이 제시한 미래 페라리의 디자인 방향이 적절히 조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사이드에서 날렵하게 뻗어가다가 위로 올라가는 라이트 캐쳐와 그 뒤로 쿼터 패널에 이어지는 면은 J50을 꼭 닮았다. 프론트에서 시작된 날카로운 선은 사이드로 계속 이어지다가 손잡이에서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전체적인 프로포션은 앞으로 몸을 기울이고 먹이를 기다리는 작은 맹수 같다. 덩치는 작지만 사나움과 강력한 힘이 느껴진다.



리어는 단정해졌다. 풍만한 느낌이 특징이던 캘리포니아T보다 더 예리한 선이 많이 사용되었고, 아래쪽 배기구와 검은색 패널 부분의 면적이 넓어져 더 날렵하게 보인다. 모노 서클 테일램프를 유지하는 부분은 조금 아쉽지만, 전체적으로 더 나아진 것은 분명하다.



인테리어는 전반적으로 작아진 812라고 해도 무리가 없지만, GT카스러운 변화 몇 가지는 눈에 띈다. 대시보드를 감싸는 가죽의 형상이 전체적으로 조금 부드러워졌고, 센터페시아엔 커다란 터치스크린이 들어와 조작이 편해졌다. 스티어링 휠은 역시나 812와 거의 같은 디자인의 D컷 휠이고, 동반자석 승객을 위한 듀얼 콕핏 디자인이 적용되어 동반자석에서도 차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포르토피노는 단순히 페라리의 새로운 하드탑 컨버터블 GT카는 아니다. 페라리가 앞으로 나아갈 길을 잘 잡아가고 있다는 신호 중 하나며, 그 길은 언제나 그랬듯 예술과 기술의 정점에 선 아름다운 차들로 이루어질 것이다. 많은 유럽 국가들이 이번 반세기 안에 내연기관 자동차를 금지시킬 예정인 가운데, 812 슈퍼패스트가 그랬듯 포르토피노 또한 내연기관 자동차의 마지막 세대를 열어가는 작품으로써 충분한 매력이 있어 보인다.

매거진의 이전글 애플이 그토록 원하던 워크스테이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