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들려주는 인생 이야기
“엄마, 성공이 뭐야?”
따뜻한 햇살이 창문으로 스며드는 오후, 갑작스러운 아이의 질문에 나는 잠시 멈칫했다. 손에 들고 있던 책을 천천히 내려놓으며 생각에 잠겼다.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사회가 말하는 성공의 기준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좋은 대학, 안정적인 직장, 많은 돈, 높은 지위… 하지만 그런 말들이 입에서 나오지 않았다. 내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건 그런 이야기가 아니었다.
진짜 성공이란,
“성공이라는 게 말이야…”
아이의 맑은 눈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을 시작했다.
“100억 부자가 되는 것, 돈이 많고 누구나 다 아는 유명한 사람이 되는 것만이 성공은 아니야.”
아이가 고개를 살짝 갸웃했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기억해? 지난 주말 오전에 우리 가족이 모두 같은 시간에 일어나서 아침을 천천히 먹었잖아. 그리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바다 놀이터에서 놀고 산책하면서 편의점에서 산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고, 서로 보며 깔깔 웃었던 거 말이야.”
아이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그날의 기억이 떠올랐나 보다.
우리만의 성공
“그것도 성공한 인생이야.”
나는 아이의 작은 손을 잡으며 계속해서 말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행복한 순간들을 만들어가는 것, 서로를 아끼고 돌보는 것, 작은 일상에서도 기쁨을 찾을 수 있는 것… 이 모든 게 성공이야.”
“하지만 꼭 기억해야 할 게 있어. 돈 때문에, 흔히 말하는 성공 때문에 돈으로 살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을 놓치면 안 돼.”
아이가 내 손을 꼭 잡았다. 그 작은 손의 온기가 내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지금 이 순간
“엄마, 그럼 우리는 지금도 성공한 거네?”
아이의 순수한 질문에 내 마음이 뭉클해졌다.
“그래, 우리는 지금도 충분히 성공하고 있어.”
문득 친할머니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너희 증조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하신 말씀이 있어.”
아이가 궁금하다는 듯 나를 바라보았다.
“할머니는 평생 농사를 지으시며 검소하게 사셨잖아. 돈도 많지 않으셨고, 유명하지도 않으셨지만… 돌아가시기 전에 이런 말씀을 하셨어.”
나는 할머니의 따뜻한 목소리를 떠올리며 말했다.
“나는 참 성공한 인생을 살았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웃고, 울고, 밥 먹고, 이야기하며 살았으니까. 돈 많은 사람도 부러워하지 않았고, 내가 가진 것에 늘 감사했다. 그게 바로 성공이야.’라고 말씀하셨어.”
아이가 진지하게 듣고 있었다.
“할머니는 마지막까지 우리를 걱정하시고 사랑해 주셨어. 그런 할머니를 보면서 알았지. 진짜 성공은 얼마나 많이 가졌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사랑하고 사랑받았느냐라는 걸 말이야.”
우리가 만들어가는 성공
그 순간 깨달았다. 아이에게 성공이란 멀리 있는 무언가가 아니라,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만들어갈 수 있는 것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는 것을.
창밖으로 노을이 지고 있었다. 우리는 서로의 손을 잡고 그 아름다운 하늘을 바라보았다. 이것이 바로 성공이었다. 함께 있는 이 순간, 서로를 사랑하는 이 마음, 소소한 일상에서 찾은 행복이 바로 진짜 성공이었다.
할머니처럼, 우리도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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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은 목적지가 아니라 여행하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와 함께 가느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