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카이로 이집트 고고학 박물관의 연구원이자 동시에 사막을 헤매는 모험가였다. 고대의 비밀을 밝혀내는 일을 학문이자 삶의 사명으로 삼은 남자. 오늘도 모래바람과 싸우며, 수천 년을 버텨온 보물 상자를 열고 진실을 마주한다. 그는 아침부터 욕을 한 바가지 얻어먹었다. 커피를 쏟았다는 사소한 이유였지만, 머리는 지끈거리고 기분은 바닥까지 내려앉았다.
“욕을 먹으면 오래 산다더니, 차라리 안 듣는 게 낫지.”
그렇게 투덜거리며 베이스 캠프를 향했다.
수많은 함정을 피해, 그는 전설의 보물상자 앞에 섰다. 뚜껑을 열자 금도 보석도 없었지만 대신 낡은 석판 하나. 빼곡한 상형문자들, 처음엔 아무 뜻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며칠의 해독 끝에 마침내 문장 하나가 드러났다.
“욕을 먹으면 오래 산다.ㅋ”
순간, 며칠전에 들은 욕이 떠올랐다. 그리고 주변의 사기꾼들, 욕을 먹으면서도 끝내 오래 살아남던 그들의 얼굴. 석판은 인류의 지혜를 품은 보물이 분명했다.
하지만 한참을 들여다보던 그는 갑자기 화가났다.
“젠장. 이게 뭐야, 이게 보물이야? 차라리 연구실 사람들한테 매일 들었던 소리를 여기까지 와서 또 보네.”
그리고는 덜컥, 석판을 뚜껑 속에 다시 던져 넣고 뚜껑을 꽝 닫아버렸다.
“못 본걸로 하자”
고대의 지혜는 그렇게 다시 어둠 속에 묻혔고, 나는 한결 가벼운 발걸음으로 유적을 빠져나왔다.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그 문장이 울렸다..
욕을 먹으면… 오래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