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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는 숫자로 말한다

“아마추어는 영감을 기다린다. 그러나 프로는 매일 같은 시간에 자리에 앉는다.”


스티븐 프레스필드의 《The War of Art》에 나오는 말이다. 나는 이 문장을 떠올리면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선명하게 그려진다. 좁은 작업실, 낡은 탁자 위 원고지 앞에 앉은 작가가 있다. 영감 따위는 오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매일 같은 시간에 자리에 앉아, 마치 군인이 총검을 닦듯 글을 쓴다. 그것이 프로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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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튜브에서 어떤 사업가의 복수극을 보았다. 그는 한동안 모함에 빠져 있었다. 사람들은 등을 돌렸고, 그는 바닥까지 떨어진 듯 보였다. 그런데 놀라운 반전이 시작됐다. 그는 자신을 모함했던 상대를 법정으로 끌어냈고, 그 과정을 낱낱이 공개했다. 그가 했던 말이 기억난다.


“프로는 말로 하지 않는다.”


그의 대응은 감정이 아니라 계산이었다. 돈과 법, 그리고 숫자가 그의 무기였다. 어디에 얼마를 쓰고, 어떻게 되돌아올지 계산된 움직임. 그 철저함은 보는 사람을 압도했다. 돈이 많아서가 아니었다.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를 아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여기서 배웠다. 프로란 단순히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다. 프로는 감정이 아닌 이성으로, 말이 아닌 숫자로 증명하는 사람이다. 칼 뉴포트는 《Deep Work》에서 이렇게 말했다.


“피상적인 노력은 누구나 한다. 깊은 몰입 속에서 계산된 시간을 쏟는 자만이 탁월함에 도달한다.”


감정이 들끓는 순간에도 한 번 더 심호흡하고, 이성이 끌어내는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프로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일상에서 얼마나 감정에 휘둘리며 살아가는가. 억울하면 바로 분노하고, 화가 나면 즉시 말로 터뜨린다. 하지만 프로는 다르다. 한 번 더 참는다. 와신상담(臥薪嘗膽), 섶에 눕고 쓸개를 씹으며 때를 기다리듯, 프로는 억울함을 삼키고 계산된 시기를 노린다. 그리고 마침내 판을 뒤집는다. 나는 종종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지금 감정으로 움직이고 있는가, 아니면 프로로서 계산하고 있는가?”


프레스필드의 또 다른 책 《Turning Pro》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프로가 되는 순간, 인생은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프로의식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작은 습관에서 출발한다. 돈을 쓰는 방식, 시간을 관리하는 법, 선택의 순간마다 감정보다 숫자를 앞세우는 태도. 그것들이 쌓여 인생을 바꾼다.프로는 결국 삶을 다루는 방식의 이름이다. 감정의 불꽃은 금세 꺼지지만, 숫자와 계산은 오래 남는다. 우리는 매일 같은 질문 앞에 선다.



“오늘 나는 아마추어인가, 프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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