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감정의 불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고통의 규율이다. 감정은 언제나 흔들리고 사라지지만, 사랑은 그 일시성을 넘어서는 의지의 지속 속에서만 존재한다. 우리는 관계의 환상 대신, 상실과 변화의 불안을 감수하며 타인의 성장을 위해 자신을 내어준다. 그 과정은 결코 달콤하지 않다. 사랑은 자신을 보호하려는 본능에 저항하고, 타인을 위해 스스로를 확장하려는 윤리적 결단이다. 그것은 고통을 회피하지 않고 껴안는 용기이며, 매 순간 부조리한 현실 앞에서 인간답게 저항하는 행위다. 결국 사랑은 서로를 구원하려는 낭만이 아니라, 자기극복의 여정이다. 타인의 행복 속에 자신의 일부를 맡기고, 그로 인해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봉사적 헌신. 그때 비로소 사랑은 사라지지 않는 감정이 아니라, 삶의 태도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