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두 번째 보는구먼..’
늦은 저녁무렵의 시각. 지하철의 구석에 앉아 한곳 만을 응시하는 여인. 오래되고 낡은 셔츠와 때가 묻은 바지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손수레에 가득 담긴 알 수 없는 물건들 이었다. 내용물을 알 수 없는 온갖 비닐과 패트병, 천조각들이 그녀의 비루한 삶을 말해주는 듯 했다. 몸보다 얼핏 두배 이상은 되어보이는 이 짐들을 꾸역꾸역 싣고 밀며 때로는 끌며 타는 그녀에게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많지 않아 보였다.
“후우”
잠시 눈을 감고 상상에 빠져 보았다. 끝을 알 수 없는 초록 들판에 하얀 옷을 입고 있는 그녀의 손에 끌려진 형형색색의 수레에는 온갖 화려한 물건들과 풍선이 달려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토토로’ 같이 아름다운 채색의 만화 영화같다. 그녀의 아름다운 미소 뒤로 아이들이 나타나 손을 내밀자 그녀는 손수레에서 필요한 물건 들을 꺼내준다. 아이들의 환한 웃음 뒤로 그녀의 순수한 웃음이 이 행복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임을 나타내는것 같다.
지하철 문이 열리자, 나는 상상을 그만 두었다. 그녀의 수레가 움직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제서야 잘 보이지 않았던 수레 속 물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맙소사”
수레 속 알록달록하게 미소짓고 있던건 솜사탕이었다. 그녀의 손수레는 솜사탕 기계였다. 솜사탕으로 하루를 사는 그녀였다니. 나는 상상으로 그녀를 바라봤지만 사실, 상상을 현실로 살고 있는건 그녀 자신이었던 것이었다.